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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성차별과 그루밍 성범죄, 성경에 드러난 여성 혐오까지 정면으로 비판한 웹툰 <비혼주의자 마리아>

교회 내 성차별과 그루밍 성범죄, 성경에 드러난 여성 혐오까지 정면으로 비판한 웹툰 <비혼주의자 마리아>

- 린든 작가

글 최지은 사진 최민호


차별의 근원에 그것을 용인하는 신학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

었다. 바울은 신약의 교리를 완성한 사람이고, “여성은 교회에서 

잠잠하라. 여성은 남자에게 순종하라” 등 여성을 힘들게 하는 대

표적인 구절을 썼다.

 

2015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가장 뜨겁고 중요

한 화두다. 그러나 각 분야나 집단마다 논의의 세기와 속도는 모두 다

르고, 오랫동안 여성의 목소리가 구조적으로 차단되어 온 종교계에서 

성 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인스타그램에 혜성같이 등장한 웹툰 <비혼주의자 마리아>(@

bhon_maria)는 독실한 크리스천 가정에서 자란 ‘마리아’와 ‘한나’ 자

매를 통해 교회 내 성차별과 그루밍 성범죄, 성경에 드러난 여성 혐오

까지 정면으로 비판하며 화제를 모았고, 1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의 호

응을 얻었다. SNS 입소문과 함께 인기를 끈 <비혼주의자 마리아>는 

원 연재처인 기독교 세계관 웹툰 플랫폼 에끌툰이 비기독교인 독자들

에게까지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작품 속 한나처럼 교회에 열심히 다녔던 여성 기독교인이자 남성을 

 

‘돕는 배필’로 살도록 배워온 린든 작가는 어떻게 해서 ‘여자는 교회에

서 잠잠하라’고 배우며 자라온 모든 크리스천 여성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을까. 그 과정에서 그는 어떤 고민을 했을까. “<비혼주의

자 마리아>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라는 린든 작가를 만나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 기독교인의 목소리를 들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진행하는 <비혼주의자 마리아> 

단행본 제작 프로젝트 후원율이 300%를 넘겼다. 

린든 100%를 채우지 못할까 봐 굉장히 걱정했다. 무서워서 텀블벅 

사이트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을 정도다. 1인 출판으로 책을 낸 적은 몇 

번 있지만 펀딩을 받아서 진행하는 건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고, ‘굿즈

(goods)’라는 것도 처음 만들어봤다. 온라인에서 만화를 봐 주시는 

게 책 구매로 다 이어지는 건 아닌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이 호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본인이 소장하는 것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 비 혼 주 의 자 마 리 아 > 는 에 끌 툰 과 I V P ( 한 국 기 독 학 생 회 출 판 부 )

의 공동기획인데, 그 시작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린든 2017년 여름에 IVP의 이종연 간사님을 만났다. 교회 내 여성 

차별 실태에 관해 얘기하시고 대학 선교단체인 IVF(한국기독학생회) 

안의 ‘갓페미’라는 모임에 대한 잡지를 주시며 이런 이야기를 토대로 

만화를 그려 보면 어떨지 제안하셔서 일단 “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어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좋은 제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제가 페미니즘은 잘 모른다고 솔직히 말씀드리면서도, 

어떻게든 공부해서 할 생각이었다. 


그전까지 페미니즘에 관한 생각은 어땠나. 

린든 2016년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여성들의 목소리가 

크게 나왔고, 나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깊게 고민하거나 

연대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미디어에 비치는 페미니스트의 ‘과격한’ 

발언을 보며 ‘어머, 여자가 어떻게 그런 말을?’이라고 생각했을 정도

다. 아주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니며 여자는 남자에게 순종해야 한

다는 가르침을 체득하고 자라왔기 때문에 내가 여성임에도 남성에

게 감정이입 하는 게 쉬웠던 것 같다. 내가 여성 혐오를 하고 있는지

도 모르는 채로. 


그러다가 좀 더 각성하게 된 계기가 있나. 

린든 일단 작품을 해야 하니까 페미니즘 책도 읽고 강의도 들으며 

주제에 달려들었다. 그런데 불타오르질 않는 거다. 나는 여자고, 

여성 인권을 공부하고 있고, 이건 다 맞는 말인데 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 안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공부를 멈추고 내 삶을 돌아보기 시작했더니 그동안 

외면하며 꾹꾹 눌러 담았던 일들이 지뢰처럼 터져 나왔다. 내가 3남매 

중 장녀인데, 어릴 때 “너는 여자니까 미스코리아 되고, 남동생은 

대통령 해야지” 같은 말을 들었다. 학창시절 당한 성추행, 데이트 

폭력, 결혼 준비하면서 겪은 일, 엄마이자 아내이자 며느리로서의 

경험 등 내가 외면해온 차별의 역사가 너무 많았다. 심지어 나는 

맹목적인 믿음에 회의를 느끼고 진정한 믿음에 관해 질문해온, 나름 

깨어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왜 여성으로서의 나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았을까? 잠을 못 잘 정도로 슬프고 화가 났다. 그리고 내가 내 

목소리를 외면했던 것처럼 교회 안의 다른 여성들도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찾기 시작했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연재를 준비하며 인터뷰와 그룹 미팅 등의 취

재를 거쳤다고 들었다. 

린든 사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점점 크게 이슈화되는 데 비해, 교회 

안에서 여성의 발언은 여전히 음지에만 존재했던 것 같다. 그래서 취

재가 쉽지 않았는데 지인을 통해 트위터의 존재를 알고 들어가 보니 

거기에 다 계시더라. (웃음) 익명성이 보장된 곳이라 많은 이야기가 나

올 수 있었던 것 같고, 그것을 보며 배우고 함께 분노할 수 있었다. <믿

는 페미, 교회를 부탁해>라는 팟캐스트를 만드시는 여성들을 만나 많

은 말씀을 들었고, 목사가 될 예정인 남성 전도사로부터 교회 내의 권

력 구조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모태신앙이었나. 

린든 그렇다. 엄마가 교회에 아주 열심히 다니셔서 나도 고등학교 때

까지 정말 열심히 다녔다. 대학에 입학하며 집에서 독립했고 선교단

체 활동을 하게 됐는데, 뭔가 너무 이상했다. 원하던 만화학과에 들어

갔고 행복한데도 세상이 다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온실 같은 교회에

서 자라온 나는 대학 생활, 교우관계에 너무 서툴렀다. 내가 복음 만화

를 그린다고 했더니 친구들은 이상한 애라고 비웃었고,“이럴 거면 신

학 대학 가지 왜 여기에 왔어?”라고도 했다. 


친구들이 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나. 

린든 전공 수업에 잘 안 나갔다. 선교단체에서 요구하는 숙제의 양이 

너무 많았다. 두 발을 이쪽저쪽에 걸쳐놓은 것처럼, 전공에 집중하다 

보면 성경 공부와 기도량을 채울 수 없었고, 그 죄책감으로 선교단체 

활동에 치우치면 전공의 그 많은 과제를 소화할 수가 없었다. 이런 

고민을 얘기하면 선교단체 사람들은 ‘네가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당하는 핍박’이라고 일축했고, ‘대학은 위험한 곳이다’, ‘절대 남자친구 

사귀면 안 된다’ 등 엄격한 규율을 제시했다. 나는 ‘아멘’ 하면서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사귀지 말라면 더 사귀고 싶지 않나. 

 

(웃음) 거기서부터 문제의식이 시작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사귄 남자친구가 지금의 남편(에끌툰 대표인 러스트 작가)이다. 


연애하지 말라고 해 놓고 나중에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이상 

하게 취급하다니. (웃음) 

린든 그러니까, 이상한 거다. 


그래서 <비혼주의자 마리아>라는 제목이 더 강렬했던 것 같다. 

아직까지 ‘비혼’은 소수의 라이프 스타일이고 기독교 세계관에서  

‘마리아’라는 이름이 갖는 기존의 이미지가 있는데 이런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궁금하다. 

린든 그래서 ‘비혼 라이프’를 그리는 만화를 기대하고 보신 분들도 있

었다. (웃음) 사실 ‘비혼’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너무 놀랐고 마

음에 들었다. 교회 안에 있으면 결혼하지 않은 언니들이 정처 없이 떠

도는 걸 보게 된다. 이들이 묶일 공동체가 없고, 주위에서 ‘뭔가 하자 있

는 애들’이란 식으로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교회에서는 여

성은 남성 없이는 불완전한 존재라고 가르친다. 여성은 누군가의 짝으

로서만 존재하고 그게 전부고 가장 큰 축복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나 

역시 결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줄 알았다. 미디어에서도 결혼하

지 않은 여성은 ‘노처녀’라는 이름으로 깎아내리고 히스테릭한 사람처

럼 묘사하지 않나. 그런데 비혼이라는 말과 함께 보니 현실에는 혼자

서 너무 멋지게 잘 살아가는 여성들이 있는 거다. 교회에서 자립 불가

능한 여성상을 길러내는 것과 반대로 여성이 충분히 자립적으로 설 수 

있는 인간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단어가 ‘비혼주의자’일 것 같았다. 


교회를 떠난 마리아와, 여전히 독실한 한나 자매를 통해 이야기를 

펼쳐나간 이유도 궁금하다. 

린든 연년생으로 태어난 여동생과 거의 한 몸처럼 자라왔다. 그런데 

여성이 항상 다른 여성과 비교당하는 것처럼, 자매인 우리도 평생 

비교당하며 살아온 데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 그래서 멀어진 적도 

있지만, 결국 생각나고 서로에게 돌아올 만한 관계가 자매라고 

생각했다. 한나와 마리아처럼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신앙관을 가질 수 

있지만, 그래도 끝까지 대화하고 연대할 수 있는 여성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동생은 작품을 봤나. 

린든 이종연 간사님, 남편과 함께 <비혼주의자 마리아>를 가장 

많이 응원해 준 사람이 동생이다. 아이를 키우며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었고, 만화를 보며 위로받았다고 하더라. 그리고 

‘우리가 이걸 좀 더 빨리 알았다면 좀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라는 

얘기도 한다. 지금의 삶을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삶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예고편에서 한나가 결혼예비학교에 갔을 때 듣는 말은 이 이야기

가 무엇을 겨냥하려 하는지 명확히 보여준 것 같다. “남녀평등이

다, 페미니즘이다, 요즘 뭐 복잡하지만, 우리는 그냥 성경에 쓰여 

있는 대로 살면 되는 겁니다. 그죠? 아멘?”

린든 교회 안에는 분명 페미니즘을 폄하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런 

만화를 그릴 거라고 주위 기독교인 언니들에게 얘기했을 때 다들 

반응이 “그런 걸 왜 그려?”였다. “여성의 인권이란 이름으로 벌어

지는 그런 일에 하나님이 보시기에 나쁜 일이 얼마나 많은데”라거

나, “페미니즘이 나오고 남녀 갈등이 생긴 건 성경에 나온 대로 살

지 않아서 그래. 남자는 일 하고 여자는 애 보고, 이렇게 딱 나누면 

해결될 일이야”라는 말을 직접 들었을 정도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크고 작은 여성 차별을 겪지만 그걸 가장 극심하게 느낄 때가 결혼

을 준비할 때다. 


에끌툰과 인스타그램에 함께 연재한다는 결정은 어떻게 내리게 

됐나. 

린든 에끌툰에 <비혼주의자 마리아> 첫 회가 올라왔을 때 “아름다운 

결혼에 관해 얘기하려 하시는군요. 역시 돕는 배필, 아름답습니다.”

라는 반응이 있었다. (웃음) 여기서만 연재해선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주 늦게 인스타그램에 연재하기로 

했는데, 반응이 점점 달아오르는 걸 보며 무척 재밌었다. <스트리트 

페인터> 때부터 수신지 작가님을 좋아했는데, 그분이 인스타그램에 

연재하신 <며느라기>의 성공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비혼주의자 마리아>의 일차적 독자를 기독교인으로 봤을 때, 주

변 사람들이 그랬듯 페미니즘에 비우호적인 이들을 설득하며 이

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린든 그래서 한나를 화자로 내세웠다. 한나는 평범한 여성 기독교인, 

불과 얼마 전까지의 나를 생각하며 만든 캐릭터다. “당연히 결혼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이기 때문에, 거룩하고 좋은 것으로 생각해” 

라거나, “바울을 싫어할 수도 있다는 건 별로 상상해 본 적이 없다”

라는 건 실제로 내가 했던 생각이다. ‘바울과 여성 혐오’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이런 단어를 써도 될까, 너무 신성모독적일까 굉장히 

주저했다. 나도 뼛속까지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웃음) 독자들이 

그런 한나에게 감정 이입하길 바랐다. 


한나와 마리아가 함께하는 독서모임에서 <바울과 여성>(크렉 S. 

키너)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뼈대다. 왜 바울이었나. 

린든 단순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여성 차별의 사례만이 아니라, 

차별의 근원에 그것을 용인하는 신학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바울은 신약의 교리를 완성한 사람이고, “여성은 교회에서 잠잠하라. 

여성은 남자에게 순종하라” 등 여성을 힘들게 하는 대표적인 구절을 

썼다. 그래서 이 양반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이 산을 넘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울이 진짜 그런 의미로 말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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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과거의 차별을 상징한다면, 마리아의 약혼자였던 윤 목사

가 미성년자 신도를 상대로 저지르는 그루밍 성폭력은 현재 교회

에서 발생하고 은폐되는 범죄를 드러낸다.

린든 <믿는 페미> 팟캐스트에서 ‘그루밍 성범죄’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충격을 받았다. 돌이켜보면 이상한 일인데, 나도 선교단체에서 

활동할 때 남자 간사님과 밀폐된 공간에서 1대 1로 공부하고, 같이 

밥도 먹고, 때로는 영화도 봤다. 그때 나 역시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는 걸 깨달았고, 교회 안의 그루밍 성범죄를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사를 찾아보며 공부했다. 


그런데 윤 목사는 겉보기엔 너무나 선량한 ‘교회 오빠’의 얼굴을 

하고 있다. 

린든 누가 봐도 나쁜 사람이 아니라, ‘누가 생각나는데?’ 싶게 흔히 

볼 수 있는 얼굴로 그리고 싶었다. 실제 전도사 시절 초반 윤 목사는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내가 이 아이들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치유하고 있다고 느껴”라는 대사는 진심이었을 거다. 그런데 나는 그게 

더 무서웠다. 목사가 성도의 사생활이나 아픔을 다 아는 것이 최고의 

덕목처럼 취급되는 관행 속에서 조금씩 변해가고 권력에 익숙해지는 

윤 목사를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교회는 그루밍 성범죄가 일어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인데 다들 너무 무지하고, 나도 몰랐다. 어쩌면 

목사님들도 ‘왜 나를 가해자 취급하냐’는 생각에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권위와 힘을 갖고 있으면 조심하는 게 맞다. 


작품에 반감을 드러내는 남성 독자의 댓글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남성이 지지를 보냈다. 그에 비해 여성 독자들의 댓글이 적

은 걸 보며, 페이스북을 통해 댓글을 다는 에끌툰의 구조상 실명

과 소속을 드러내는 게 부담스러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린든 확실히 부담이 있으신 것 같았다. 실제로 페이스북을 통해 

에끌툰에 들어온 독자 중에서 댓글은 남성들이 많이 달지만 숫자는 

2, 30대 여성이 훨씬 많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여성들의 피드백은 

인스타그램을 더 많이 참고했다. 


윤 목사의 재판이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라고 생각했는데 작품이 

다소 빠르게 마무리되어 아쉬웠다. 원래 분량이 정해져 있었나. 

린든 처음 계획은 24화였다. 바울 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조금은 

더 학습만화에 가까운 작품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연재하다 

보니 동시대 여성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루밍 성범죄도 함께 다루며 방향을 조금 선회했고 분량도 늘어났다. 

윤 목사의 재판 과정 등을 좀 더 깊게 다루고 싶었는데 분량이 넘쳐서 

압축적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점이 나 역시 아쉽다. 


비기독교인인 독자들도 이 작품을 통해 교회와 기독교에 관해 다

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반응이 있었다. 

린든 <비혼주의자 마리아>는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그린 만화지만, 

남성 중심적 구조 안에서 여성이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상황은 비단 

교회뿐만 아니라 어디서나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회 

안에 있는 여성들의 아픔을 교회 밖에 있는 여성들도 함께해 줄 거로 

생각했다. 저 안에서도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내고, 거기서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는 데 공감해주신 것 같다. 

‘공적 신앙’의 역할을 계속 고민하는 것 같다. 

린든 그게 에끌툰의 가장 중요한 방향이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세상에 어떻게 이바지하고, 세상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여기서 세상이라는 건, 교회라는 영역을 넘은 하나님의 

창조물 전체다. 교회 바깥의 사람들을 전도할 때 “예수 믿으면 

구원받고 천국 간다”라고 하지만, 정작 지금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교회가 충분한 답을 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만화를 통해 교회에서 금기시되었던,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궁금했던 질문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가. 

린든 <비혼주의자 마리아>를 마치고 나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져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바울에 대해 좀 더 궁금해졌

다는 사람들을 위한 지식 중심의 만화도 해보고 싶고, 또 다른 

여성 서사 만화를 그리고 싶기도 하다. 결혼하고 아이를 기르

는, 내 또래 여성들의 경험이나 신앙의 흔들림에 관해 날것의 느

낌으로 풀어봐도 좋을 것 같다. 여성 기독교인으로서 많은 고민

이 이제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것과 부딪히며 만화를 그

릴 생각이다. 우리는 K-Story로 한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

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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