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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작가들, 연대하는 작가들
싸우는 작가들, 연대하는 작가들 
-레진 불공정행위 규탄 연대의 은송, 미치 작가 인터뷰  
글 위근우, 사진 최민호 

“누군가 부당함과 싸워 이익을 얻어내면, 그 이익은 다 같이 나눌 
수 있다”
2017년 1월, 영하 15도에 육박하는 정말로 추운 날이었다. 당시 
레진코믹스(이하 레진)의 지각비 징수와 해외 매출 미 정산, 작가 
블랙리스트 관리 등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수십여 명의 작가가 서울 
강남에 있는 레진 사옥 앞에 모여 시위를 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9년 1월, 당시 레진의 불공정 관행을 문제 삼다가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고소 협박까지 받았던 은송, 미치 두 작가를 만났다. 비자 
발적인 연재 중단으로 이제는 레진 소속 작가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레진을 비롯한 웹툰 불공정 관행과의 싸움을 아직 접지 않은 그들에게 
지난 1년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리고 그 경험 이후,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

좁게 잡아도 레진과의 싸움으로부터 1년 정도 지났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미치 나 같은 경우 작품 3개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GL(girl's lov 
e) 장르인 <하얀피난>을 저스툰에 연재 중이고, 전작인 <340일간의 
유예> 스핀오프인 <녹지 않는 말>을 원고 세이브 중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저스툰에 연재할 <라피스라줄리의 꿈>이라는 여성 서사적인 
페미니즘 만화인데, 준비 중이다.
은송 레진으로부터 연재 중단을 당했던 <양극의 소년> 재 연재를 
준비 중이다. 1화부터 최신 회차까지 손을 보았고, 4월 1일 카카오 
페이지에 런칭될 예정이다. 그 외에는 단편 작업을 좀 했다. 레진 
불공정행위 규탄 연대(이하 ‘레규연’) 여성 작가님들이 모여 여성 
주인공을 가정한 <MG 프로젝트>라는 작품을 만들어 웹툰 유통을 
앞두고 있다. 또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성 평등 노동 웹툰 작업을 
했는데,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오마이뉴스>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기 본 적 으 로 두 사 람 이 여 성 작 가 로 서 의 정 체 성 이 있 겠 지 만 , 
레진 사태 이후에 여성 서사나 성 평등 이슈에 집중한 작품을 더 
만든다고 이해해도 될까?
미치 페미니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던 2015년부터 나 역시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레규연’ 활동을 
통해 그런 입장과 관점이 더 커지게 되긴 했다. 같이 연대하고 힘을 
주셨던 분들의 대다수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여성 간 유대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은송 미치 작가님도 말했지만 ‘레규연’의 절대 다수가 여성 작가 
들이었다. 그런데도 누군가 ‘레규연’ 시위를 그림으로 그렸을 때 대 
부분 남성으로 그렸다. 나와 미치 작가가 레진으로부터 고소를 당했을 
때 시작된 ‘#레진_나도_고소하라’ 해시태그 운동에서 남성 작가들의 
선언만 웹툰 매체에 소개되는 경우가 있었다. 기억의 왜곡, 진실의 
왜곡을 막기 위해서 무조건 우리의 활동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여성 작가들이 모여 책을 만들게 됐다.

‘레규연’ 활동이 결코 유쾌한 경험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작가끼리 강한 결속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겠다.
은송 사실 오늘 우리 둘이 나와서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이런 대외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모두가 ‘레규연’ 작가님들의 도움 덕분이다. 나와 
미치가 회사에 대항하다가 밀려나서 망한 작가가 되는 선례를 만들면 
안 된다고, 그분들이 자신들의 시간과 노동을 갈아 넣으며 ‘레규연’ 
활동을 유지했기 때문에 우리가 작품 활동을 하면서 회사와 싸울 수 
있었던 거다. 레진이 일방적으로 웹소설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연재가 
중단된 웹소설 작가님들의 경우 우리를 돕느라 아직 새 작품에 못 
들어간 분들도 있다.
미치 아무래도 웹소설 작가님들의 경우, 글 실력이 출중하다 보니 
공식적인 성명을 쓰거나 해시태그를 만드는 데 매우 큰 활약을 
해주셨다.
은송 트위터에서 ‘외주 표준 단가’ 계정을 운영하고 계신 ‘레규연’ 
주관자 분이 계시는데, 그분의 경우엔 정말 하루 3~4시간씩만 자면서 
웹툰, 웹소설, 일러스트 등과 관련한 부당 사례 자료 같은 것들을 다 
아카이빙하고, ‘레규연’ 활동 자료를 만들었다. 서울 올라와 우리 일 
도와주고, 다시 돌아가서 직장에 출근하는 일정을 소화하신다.

반대로 목소리를 내지 않은 작가들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미치 이 일에 침묵한 작가들 누구에 대해서도 비난한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누구에게도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입장이라는 게 있다. 입을 
열기 힘든 사정을 타인이 쉽게 판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규연’ 외에도 작가 목소리를 규합할 더 큰 
연대나 조직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은송 웹소설 작가들의 경우엔 한국만화가협회(이하 ‘만협’)가 있는 걸 
부러워한다. 개인으로서 어떤 문제를 공론화한 작가 입장에선 협회가 
동의하는 입장문을 내놓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힘이 된다. 나의 문제 
제기에 상당한 권위가 실리게 되니까.
미치 다만 아무래도 협회다 보니 어떤 하나의 사안을 결정할 때도 
이사회를 열고 회의를 해야 해서 길게는 3주에서 몇 달 정도 걸려서야 
대답을 들을 때가 있었다. 그에 대해 비판할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불공정 행위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 
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레 규 연 ’ 을 좀 더 확 장 하 고 조 직 화 하 거 나 ‘ 만 협 ’ 안 에 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식으로 운동과 연대의 크기를 키울 생각은 
없나?
미치 나는 우선 ‘만협’에 소속되어 있다.
은송 나는 지난해 좀 정신이 없어서 ‘만협’ 가입은 못 했는데, 최근 
엔 여성 노조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그쪽을 고민하고 있다. 전국 
여성노동조합 안에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 애니메이션까지 아우 
르는 디지털콘텐츠창작 노동자지회가 생겼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여기 가입하고 상근직도 뽑고 급여도 줄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게 
어떨까 싶다. 앞서 말했듯 ‘레규연’ 주관자의 경우 자기 잠을 줄여가며 
자료 아카이빙을 하고 홈페이지 관리를 하는데, 사명감에 기대서 한 
사람의 노동력을 무상으로 쥐어짤 수는 없지 않나. 언제까지나 지속 
가능하지 않겠지.

레진과의 다툼이 처음엔 회사 대 작가의 구도였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여성 노동자로서의 차별까지 인식하게 된 걸까?
미치 당장 나와 은송이 레진으로부터 고소당했을 때, ‘젊은 여성 
명이라 이렇게 쉽게 고소를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만약 우 
리가 남자 작가였어도 이들이 이렇게 쉽게 고소할 수 있었을까? 
우리가 정말 우습게 보이고 있구나. 전엔 여성 작가로서 내 직업을 
남들에게 말할 때, 그래도 만화가는 자기가 잘하면 경력 단절이나 
임금 차별로부터는 자유로운 직업이라고 자랑했었다. 내가 재밌게만 
그리면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더라. 
은송 실제로 남성 작가가 여성 작가보다 고료를 더 많이 받는다는 
통계가 이미 나왔고, 그 외에도 여성 작가들은 소소한 일상적 경험 
안에서 차별적인 행태를 많이 느낀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여성 
작가들은 계약서에 사인하러 레진 사무실에 갈 때도 차 한 잔을 못 
받아서 정수기에서 물을 떠 마신다는데, 남자 작가들 ‘일상툰’에선 
레진 PD들이랑 꽃등심 사 먹는 이야기가 나오니까.(웃음)

노 동 운 동 에 대 한 비 난 논 리 가 그 러 하 듯 , 레 진 블 랙 리 스 트 
사 태 에 서 도 작 가 라 면 데 뷔 시 켜 주 고 고 료 를 주 는 연 재 처 에 
고분고분해야 하지 않느냐는 식의 비난 여론이 있었다.
미치 물론 사람은 당장 자신에게 불이익이 없으면 외면할 수 있다. 
인간으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불이익이 언젠가 
자신에게도 돌아온다는 거다. 누군가 부당함과 싸워 이익을 얻어내면 
그 이익은 다 같이 나눌 수 있다. 반대로 불이익을 당한 사람에 대해 
눈 감으면 그 불이익은 외면한 사람에게 돌아오게 된다.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분들이 자신들도 언젠가 
노동자로서 사 측의 부당 행위에 불이익을 당할 때도 지금 우리를 
비난하는 방식 그대로 사 측을 옹호하고 침묵할까? 아닐 것 같다.
은송 ‘레규연’ 작가님들도 동의해주시는 건데, 사실 나는 트위터에 
문제를 제기할 때도 상당히 온건하게 글을 쓰는 편이다. 처음 
이야기했던 것들은 회사 욕도 아니고 그냥 업계에 정기휴가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작가의 노동 환경에서 회사가 어느 정도 
백업을 담당해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었다. 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인간다운 삶을 위해 요구할만한 것들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말했다고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거다.

먼 저 싸 운 사 람 들 을 통 해 안 싸 운 사 람 들 도 이 득 을 나 눌 수 
있다고 했는데, 2015년 레진 불공정 계약서 문제와 2016년 게임 
<클로저스> 성우 하차 사태 때도 비슷한 싸움의 사례들이 있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그 당시 싸웠던 작가들에 대한 동질감이나 
부채감이 있겠다.
미치 2015년 레진 계약서가 문제가 됐을 땐 나도 연대 서명을 
남기는 방식으로 참여하긴 했지만, 실제로 한 건 많지 않았다. 
연재하고 생계를 걱정하는 입장에서 나서서 뭔가를 하는 건 많이 
두려운 일이다. 그때 나서주신 분들 덕에 나를 비롯해 나서지 않은 
작가님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갔다고 보는데, 그것 때문에라도 
2017년 레진 블랙리스트 사태 때는 좀 더 나서서 이야기하게 된 것 
같다.
은송 내 경우 2015년에는 데뷔 전이었고, 2016년 김자연 성우 하차 
사태 땐 정말 트위터를 통해 엄청나게 싸웠다. 그러다가 ‘메갈 작가’니 
뭐니 욕도 많이 먹고 나무위키에서 만든 소위 ‘데스노트’에도 이름이 
올라가고. 사실 작가들은 거기는 명예의 전당이라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도 했었다.(웃음) 단순히 페미니즘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구매 인증했다고 성우가 자기 일에서 하차하게 된 건 명백히 부당한 
사례니까. 하지만 그러면서 독자들 사이에서 ‘메갈 작가’들의 작품을 
검열하자는 ‘예스컷 운동’을 벌이고, 그에 대해 레진에선 작가를 
보호하기는커녕 작가들의 무분별한 활동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나왔다. 그때부터 작가끼리의
연대 의식은 강해지고 회사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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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작가도 말했지만, 생계를 걸고 싸우는 건 두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나설 수 있던 동력은 무엇인가.
은송 우리 둘의 사례가 레진 최초의 불공정 사례가 아니지 않나? 그 
전부터 지각비 문제, 해외 매출 미 정산, 일방적인 웹소설 서비스 중단 
등등 그런 일들이 차례로 밝혀졌는데, 그 당사자 중 내 친구 작가도 
있었고, 그게 남 일 같지 않았다. 나도 작가고, 친구도 작가고, 친구의 
친구도 작가고. 나는 정말 만화를 사랑해서 만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이런 식의 불공정 행위 때문에 작가들이 사라지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

그 싸 움 끝 에 어 쨌 든 한 희 성 대 표 가 책 임 을 지 고 대 표 직 에 서 
물 러 났 고 , 사 과 문 을 올 렸 고 , 지 각 비 반 환 을 약 속 했 다 . 그 때 
기분은 어땠나?
미치 무엇보다 우리가 싸워온 것에 대해 사람들이 절망하지 않고 
연대하길 잘했다고 느낄 수 있는 기억으로 남게 된 게 기뻤던 것 같다. 
계속 지거나 계속 희망 없이 싸우기만 하면 너무 힘들지 않나? 그런 
와중에 한 번 쉼표를 찍고 작은 승리를 남긴 거니까. 물론 그럼에도 
모든 불공정 문제가 다 해결된 건 아니라 마음이 답답하긴 하다.
은송 이 사태에 대해 작가들이 물정을 모르는 거다, 회사가 그러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마감 늦었으면 지각비를 내야 하지 않느냐, 이런 
식의 레진 옹호 여론에 지치기도 했는데, 어쨌든 사 측의 사과문이 
나오면서 회사의 부당함과 우리의 정당함이 어느 정도 증명된 게 
정말 좋았다. 1년 중 반 이상을 레진과의 싸움에 소모하느라 몸과 
마음이 넝마가 된 상태에서 이제 좀 회복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한희성 전 대표의 미성년 작가 착취 건이 또 터진 거다. 더는 실망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더 아래를 보게 된 기분이라 다시 싸울 
준비를 했다.

미 성 년 작 가 착 취 건 도 그 렇 고 , 케 이 툰 의 작 품 구 조 조 정 이 나 
위비툰의 서비스 일방 종료 등의 싸움에서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냈다. 이미 레진 건에서 그렇게 힘들게 싸우고 소기의 성과를 
냈으면 조금은 물러나고 싶을 수도 있을 텐데.
은송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 싸움이 개인의 일일 수 있지만, 수많은 
작가가 도와줬기에 이어갈 수 있었다. 본인이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지 
않았음에도 그게 옳지 않은 일이기에 도와준 거다. 우리는 그분들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하고, 그렇다면 당장 우리 일이 끝났다고 손을 뗄 
일은 아니라고 본다. 웹툰 업계의 모든 부당 행위가 해결된 게 아니고 
앞으로도 많은 일이 일어날 테니까. ‘레규연’ 작가님 중에 케이툰 
작가도 있고 위비툰 작가도 있었다. 사실 다 이어져 있는 거다. 한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는 곧 다른 플랫폼에서 따라 한다.
미치  당장 레진과의 싸움에서도 ‘레규연’ 주관자나 비담 작가님 같은 
분들이 아주 많은 일을 해주셔서 우리가 버티고 이길 수 있었던 건데, 
그분들께 감사하면 감사했지 우리가 힘들었다, 쉬고 싶다고 말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싸우면서 ‘강성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앞으로 연재 
처와 계약해야 하는 입장에선 그런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도 같다. 당장 플랫폼 기피 작가가 될 수도 있지 않나?
미치 두려움은 당연히 있지. 트러블 메이커로 찍혀버렸으니까. 
당장 직접 드러나진 않더라도 오히려 드러나지 않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면 약간 오금이 저린다. 그런데 이미 후회하고 
돌아갈 수 있는 지점은 이미 넘어선 것 같다. 더는 후진은 안 된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8t 트럭이라고 해야 하나.(웃음) 물론 그런 나를 
플랫폼이 깔아뭉개기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떤 상징이 
되어서 앞으로도 좀 더 자유롭게 불공정 문제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두려운 건 두려운 거고.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최근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이 
기술로 플랫폼 계약을 대체해 웹툰 생태계와 작가 권익을 개선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있다. 일선에서 작가 권익을 위해 싸우는 
측면에서 보기엔 어떤가.
은송 기사 같은 걸 좀 찾아봤는데 작가 본인이 중간 유통 업체 없이 
직접 창작물을 홍보해서 독자를 만나고 좀 더 온전한 이익을 얻는 
거라고 이해했다. 그건 기술적 시스템 개편이고, 결국 그것과 별개로 
작가의 업무 환경과 노동 환경이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만약 1
인 플랫폼이라는 게 가능하다고 해도 결국 프리랜서로서의 불안정한 
노동 환경은 그대로이지 않나? 오히려 자기 홍보라는 짐이 늘어나는 
건 아닐까?
미치 분명 블록체인이 도입됐을 때 도움 되는 작가님도 있겠지만, 
아닌 분들도 많을 것 같다. 결국 플랫폼 도움 없이 독자에게 직접 
자기 작품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는 작가는 소수 아닌가? 결재되는 
걸 보고 대세 장르를 따라가는 경우도 많아질 거고. 그게 생태계와 
다양성을 살리는 길이 될 수 있을까? 그보다는 작가 전반을 위한 공정 
계약이나 어느 정도 강제력 있는 지침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프 리 랜 서 노 동 자 로 서 의 작 가 에 대 한 사 회 적 안 전 망 확 보 가 
우선이란 뜻인가?
은송 레진과 싸우면서 여기저기 발로 뛰다 보니 알겠더라. 우리가 
당한 일이 불공정한 건 알겠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만화가들의 마감 노동에 대해 그 노동 강도가 
얼마나 강한 건지도 모르겠다는 반응. 이런 문제엔 업체와 작가 
개인만 있다. 중재자와 감시자로서의 국가가 없다. 명색이 웹툰에 
대해 미래 콘텐츠 사업이라고 이야기하면 그만큼의 역할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기사 보면 중국 시장이 어떻고 800억 원 사업이 어떻고 
하는데, 사실 우리는 당장 많은 돈을 벌지도 못하고 그 돈도 다 허리 
아프고 목 아픈 거 치료하는 데 쓴다. 다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일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정작 종사자들은 이 
노동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블록체인이나 800
억 원 규모 미래 산업 같은 이야기는 잘 와 닿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많은 고민을 하고 실천적 방법을 모색한 1년 
같다. 그 1년 동안 스스로 가장 많이 변한 건 무엇 같나.
은송 솔직히 내가 이제 안전해졌다는 느낌을 받진 않는다. 여전히 
불공정한 일들은 벌어지고 그걸 내가 겪을 수도 있는 거다. 그렇다면 
그때도 내가 그걸 외부에 공론화할 수 있을까? 그러면 사람들은 
날 보고 ‘쟤는 또 저런다’라고 하지 않을까? 그런 불안함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연대에 집중하고 나 역시 남을 돕고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이다.
미치 흔한 표현이지만 정말 다사다난했던 지난 1년이었다. 그 안에서 
그래도 이룰 걸 조금은 이루고 개인적인 상황이 나아져서 기쁘다. 
이제는 플랫폼에서도 이런 활동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져주기도 
하고. 다만 개인적으론 분명 나아졌지만, 변화가 없는 부분은 아쉽다. 
나는 레진을 나오고서 작가로서 좀 더 잘 풀린 케이스라고 본다. 
우리를 지지해주고 고생했던 다른 모든 작가님도 다 작가로서 잘 
되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