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스크랩]
블록체인 기술로 건강한 웹툰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블록체인 기술로 건강한 웹툰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 블록체인 스타트업 ‘픽션(Piction)’ 배승익 대표  


글 위근우, 사진 최민호


“ 창 작 자 의 권 리 가 축 소 되 지 않 을 수 있 는 콘 텐 츠 생 태 계 가 

필 요 한 데 , 그 역 할 을 블 록 체 인 과 암 호 화 폐 기 술 을 이 용 해 

수행하려는 게 ‘픽션’”

거의 모든 사람이 블록체인에 대해 ‘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등하자 

수많은 언론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또 한 

거의 모든 사람이 블록체인에 대해 ‘모른다’. 이 기술이 왜 주목받는지, 

또한 암호화폐가 대체 어떤 이유로 화폐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 

정확히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현재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감정이 양가적인 건 그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양가적인 

감정은 웹툰계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윤태호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이 웹툰과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에 관해 이야기한 이후, 이에 

대해 웹툰의 미래를 상상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이런 기대가 너무 

호들갑스럽다고 생각하는 이들 또한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콘텐츠 분야 공식 파트너가 된, ‘픽션(Piction)’의 배승익 

대표를 만난 건 그래서다.


그 스스로 배틀코믹스라는 웹툰 플랫폼을 운영 중인 배승익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현재 정체된 웹툰 생태계를 더 건강한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목표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어떻게’다. 그래서 과연 블록체인의 어떤 면이 웹툰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착시킨다는 것인가? 여전히 그 가치에 

대해 의문인 암호화폐로 어떻게 시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인가? 

배승익 대표와의 인터뷰는 이러한 질문을 안고 시작됐다. 인터뷰 전 

 

“무식한 질문을 많이 할 겁니다”라고 경고(?)했고, 그는 “(무식한 질문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내일(1월 11일) ‘픽션’ 서비스에 사용되는 암호화폐 ‘픽셀’을 프리세일

( P r e - S a l e ) 한 다 고 들 었 다 . ‘ 픽 셀 ’ 과 그 ‘ 픽 셀 ’ 프 리 세 일 에 대 한 

개념을 설명해 달라.

배승익 쉽게 설명하자면, ‘픽션’이라는 서비스의 ‘OK캐쉬백’ 같은 

포인트라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경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하기 어려운 관계다. 블록체인 서비스 안에서의 경제적 생태 

계를 위해선 암호화폐가 필요하고, 그건 우리 ‘픽션’이 추구하는 

생태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암호화폐가 ‘픽셀’이고, 이것을 사용해 

어떻게 ‘픽셀’ 생태계를 운용하겠다는 목적과 방향을 ‘백서(white 

paper, 암호화폐 발행자가 거래소에 해당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와 기술을 소개하는 보고서)’로 공개한다. 가령 암호화폐 

총량 중 15%를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쓰거나 그 10%를 파트너사를 

확보하는 데 쓰겠다는 계획이 나와 있다. 우리는 ‘픽셀’을 총량 10억 

개를 발행할 계획인데, 이 중 25%, 총 2억 5,000만 개를 거래소에 

상장시키기 전에 투자자에게 미리 판매하는 것 중 일부가 내일 

진행되는 프리세일이다. 이 프리세일에선 ‘픽셀’을 돈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가 ‘픽셀’

을 1‘이더리움’ 당 5,000‘픽셀’로 교환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렇게 받은 ‘이더리움’을 사용해 마케팅하고 콘텐츠 창작자들을 

데려오고 공모전을 하며, 거래소에 상장시키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해당 프리세일은 1월 11~12일 양일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4분 

만에 ‘픽셀’이 모두 팔려 조기 마감됐다. -편집자 주)


왜 ‘이더리움’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선택했나?

배승익 일단 ’픽셀‘이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에는 다른 암호화폐로만 

구매할 수 있다. 우리가 거래소를 통해 팔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암호화폐 소유자들과 교환하는 거다. ’이더리움’은 말하자면 

오프라인에서 달러 같은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 특히 ‘스마트 콘트랙트

(smart contract)’란 기능이 있어서 우리가 ‘픽셀’을 팔았을 때 그에 

상응하는 ‘이더리움’이 회사 지갑에 들어오고 ‘픽셀’은 구매자의 

지갑에 들어가는 거래 내용이 모두 투명하게 블록체인에 남는다.


그렇다면 ‘픽셀’은 ‘픽션’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배승익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우선 첫 번째로는 창작자에게 후원할 

수 있다.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 형태인 거다. 두 번째로는 ‘픽셀’을 통해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다. 말하자면 ‘픽션’ 네트워크 안에서는 ‘픽셀’

이 실제 화폐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물론 ‘픽셀’은 이후 거래소에서 

원화로 바꿀 수 있다.

(‘픽셀’은 2월 12일 글로벌 Top 10 거래소인 IDAX에 상장되었다. 

 

 -편집자 주)


네이버웹툰에서 돈으로 ‘쿠키’를 구매해 유료 웹툰을 보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

배승익 한국의 원화로 작품을 사거나 후원하면 되지 왜 ‘픽셀’을 

써야 하는지 궁금할 거다. 웹툰 플랫폼이 작가에게 고료를 정산할 

때, 그 내역을 가지고 있는 건 플랫폼뿐이다. 창작자로서는 플랫폼을 

신뢰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만약 플랫폼이 유료 판매 금액을 

작가에게 속인다 해도 작가로선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에서는 기존에 플랫폼이 독점하던 정산 내용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된다. 또한 네이버웹툰의 ‘쿠키’가 하나에 100원이고 

유료 웹툰 한 편을 보는데 두 개의 쿠키를 쓴다면, ‘픽셀’에선 창작자가 

자기 작품을 보는 액수를 직접 설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작가가 자기 

작품에서 벌어지는 모든 내용을 알 수밖에 없을 테고.


거 래 가 투 명 해 진 다 는 것 은 알 겠 는 데 , 웹 툰 플 랫 폼 에 대 한 신 뢰 를 

가정한다면, 작가가 굳이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가 아닌 ‘픽션’ 

네트워크에 들어올 필요가 있을까?

배승익 단순히 플랫폼에 대한 신뢰 문제만은 아니다. 현재 웹툰 

시장에선 거의 모든 사업을 플랫폼이 전담한다. 작품 연재 및 판매뿐 

아니라 계약, 정산, 마케팅, 해외 계약, 번역 등 거의 모든 것들을 

플랫폼이 감당한다. 그렇다면 결국 이 모든 사업을 감당할 수 있는 

거대 플랫폼만이 이 시장에 남게 될 거다. 현재 음원 시장의 멜론이 

그렇고, 동영상 시장의 유튜브가 그렇지 않나? 


그렇게 거대 플랫폼만이 남게 됐을 때 콘텐츠 시장을 플랫폼이 

독점하고 지배하게 될 거다. 그렇다면 당연히 창작자의 권리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건 제로섬 게임이다. 한쪽의 권리가 커지면 한쪽의 

권리가 축소되는. 그렇기 때문에 창작자의 권리가 축소되지 않을 

수 있는 콘텐츠 생태계가 필요하고, 그 역할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을 이용해 수행하려는 게 ‘픽션’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그 생태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나.

배승익 ‘픽션’ 네트워크 안에서는 모든 참여자를 경제적인 인간이라고 

가정하고 시스템을 구성한다. 즉 기존 웹툰 플랫폼에서 하던 일을 

다른 누군가가 참여해서 한다면 그것이 경제적인 보상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예를 들어 작가가 작품을 만들면서 후원을 받으면, 작품 

수익으로 후원자들에게 얼마를 보상해주고, 해외 판매를 할 때 번역을 

해준 사람에게 얼마를 보상해줄지 직접 정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 인간으로서의 참여자들이 그러한 보상을 바라고 이러한 

업무를 대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경제적 판단은 작가 역시 

할 수밖에 없다. 내 작품이 홍보가 될 수 있도록, 해외에 번역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어떤 이들과 협력해야 할지 

스스로 설계하게 하는 것이다. 


플랫폼이 그런 서비스를 대행하던 덕에 작가가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배승익 분명 ‘픽션’에선 작가들이 그냥 플랫폼에 일임했던 때보단 

신경 쓸 게 더 많아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 역시 존재한다. 

유료 수익에서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익을 따져보면, 같은 트래픽을 

가정했을 때 ‘픽션’에선 작가가 두 배 가까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수수료를 떼이지 않고 자신의 몫을 더 많이 가져간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현재는 에이전시 역할이 제한적인데, 

앞으로 에이전시들은 작가의 뜻을 반영해 이런 일을 하게 되리라 

본다.


일종의 완전 자유 시장 경제인 건데, 창작자를 위한 안전망 확보는 

어떻게 가능할지, 또한 소위 비인기 장르의 다양성 확보는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b89bcea8d2ce0d7c00e704a6593caa46.jpg
 
배승익 우선 다양성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현재 과연 얼마나 장르적 
다양성이 살아 있는 시대인지 반문하고 싶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거대 플랫폼인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각각 
잘 나가는 몇 개 장르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 유료 
구매로 이어지는 장르는 BL(boy's love), 남성향 성인 만화, 로맨스 
정도밖에 없다. 그 외에 대형 플랫폼이 아주 적은 쿼터로 보장해주는 
소수 장르가 있다. 어차피 플랫폼도 기업이고 돈이 되는 특정 장르 
위주로 편성할 수밖에 없다. 요즘 웹툰 초기 유행하던 개그 장르를 
보기 어렵지 않나. 돈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니 플랫폼이 편성하지 
않는 거다. 그렇다면 개그 장르를 보고 싶은 독자들도 해당 장르를 볼 
기회를 차단당한다. 그것을 독자와 직접 연결해 해당 장르와 작가가 
독자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방식으로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픽션’ 안에서도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비인기 소수 
장르가 있을 수 있다. 시장 안에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콘텐츠가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나. 물론 어떤 예술적 가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바라보는 순간 이것은 시장 법칙에서 벗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 다만 ‘픽션’은 글로벌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국내에선 
일부만 보는 비인기 소수 장르라 해도 세계 시장에서의 롱테일로 
본다면 분명 수요는 존재한다.

cd93bfe8b6276e440e73fa87720cb17c.jpg

블록체인 기반 시장이 기존 플랫폼 중심 시장에서 배제된 작가 및 
장르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건가.
배승익 플랫폼으로부터 연재 기회를 얻는 작가 자체가 상위 5% 
작가다. 나머지 95%, 가령 네이버웹툰 베스트 도전에서 수년째 
연재하는 작가들, SNS에 연재하는 작가들, 어느 커뮤니티에 그림을 
올리는 작가들, 이분들도 다 작가다. 그렇지 않나? 그러면 독자들은 
네이버웹툰 측에 댓글을 달지. 네이버 일하라고. 하지만 아무리 
네이버가 대기업이라 해도 그 많은 작가의 작품을 연재하고 고료를 
줄 수 없지 않나. 현재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잘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블록체인 기술과  새로운 생태계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건 나머지 95%의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내놓고 독자를 만나고 평가받고 어쨌든 조금이라도 유의미한 수익을 
내는 거다. 야구를 예로 들면, 선수 권익이라고 할 때 대형 FA 선수가 
이름값에 맞는 대형 계약을 맺는 것도 권익이지만, 2군 선수나 독립 
구단, 구단 지명을 받지 못한 고등학교 대학교 선수들의 생계 모델을 
만드는 게 선수 권익을 위해 더 중요한 일 아닌가.

그렇다면 그만큼 ‘픽션’ 네트워크 안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인구가 
많아져야 하지 않나.
배승익  왜 다들 네이버웹툰에 들어가고 카카오페이지에 들어가겠나? 
그쪽 플랫폼의 유저 트래픽이 제일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픽셀’
이 같은 모델로 경쟁할 수 있을까? 아니다. 우리의 경우 배틀코믹스, 
아프리카 TV, 디씨인사이드 등의 플랫폼이 ‘픽션’ 네트워크 파트너로 
들어오면 해당 플랫폼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노출한다. 쉽게 말해 웹툰 
플랫폼이 아니라 트래픽이 있는 어디서든 웹툰을 보게 되는 것이다. 
당장 아프리카 TV의 경우 월간 순수 이용자가 600만 명이다. 그 
많은 사용자가 플랫폼 간 경계를 넘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픽션’의 
생태계다. 기존의 고립형 플랫폼 모델의 경계를 해체하는 거지.

그 95%의 수많은 창작자와 그보다 많은 독자가 ‘픽션’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건가.
배승익 이론상으로는 무제한이다. 우리는 플랫폼이 아닌 생태계니 
까. 우리뿐 아니라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글로벌 시장을 노 
리고 있다. 그래서 ‘픽션’ 역시 번역 같은 것이 생태계 안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물론 해외 참가자 포함 1억 명의 인구가 동시에 쓰면 서비스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겠지만, 이 역시 블록체인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서 극복 가능하리라고 본다.

기 존 인 터 뷰 를 보 면 ‘ 픽 션 ’ 네 트 워 크 의 메 인 넷 파 트 너 인 카 카 오 
클레이튼에 대해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가 잘 구현되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배승익 솔직히 카카오가 만들고 있는 크레이튼의 메인넷이 다 만 
들어진 건 아니다. 다만 어떤 식으로 메인넷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듣고 그걸 신뢰해서 들어가게 된 거다. 우리가 만화 자체를 블록체인 
데이터 파일이나 이미지 파일로 올리는 건 아니다. 그렇게 하면 만화 
한 편 보는 데 30분씩 걸리게 된다. 다만 거래 내용, 누가 얼마를 
어디에 후원하고 누가 어떤 작품을 얼마에 몇 편을 봤는지에 대한 
데이터만 블록체인으로 남는다. 이 정도의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또 보안성 있게 만들 수 있는지 다른 몇 가지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클레이튼이 계획하고 개발 중인 메인넷이 우리와 가장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또 아무래도 국내 업체이고 우리가 1차로 들어가는 만큼 
이런저런 협의를 하며 앞으로의 기획을 함께 설계할 수 있다는 것도 
많이 고려했다.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게, 이 기술이 콘텐츠 사업의 미래에서 승리할 
거 라 고 보 기 때 문 인 건 가 블 록 체 인 으 로 의 변 화 가 비 가 역 적 이 라 고 
보기 때문인 건가?
배승익 둘 다인 것 같다. 우선 현재 웹툰 플랫폼 다수는 적자를 
감수하는 구조다. 3년 전쯤 여러 플랫폼이 난립했을 때 각 플랫폼마다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 작품을 연재했다. 시장에 돈이 들어오니 그걸로 
작품이 만들어지고 경쟁을 하고 그래서 더 많이 작가들이 들어오게 
됐는데 그것이 정말로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작가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주고 다시 더 양질의 작품이 들어오는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진 못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웹툰 플랫폼은 더 줄어들고 계약 
작가는 더 줄어들겠지. 이미 그렇다. 그런 면에서 블록체인 사업이 
기존 모델보다 유리하고 승산이 있다고 본다. 비가역적인 변화인 
것도 맞다. 해외를 보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 시장이 
커지는 것에 대한 믿음이 크더라. 그걸 남들보단 좀 더 빨리 보긴 
했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했을 거다. 다만 한국에서 웹툰 
사업을 블록체인으로 해보겠다는 수많은 플레이어가 있어도 그동안 
암호화폐 가격이 많이 내려가고 거액 모금이 어려워지면서 실제로 
되는 곳이 없다. 우리처럼 만화 산업을 이해하고 있는 플레이어도 
별로 없고. 그래서 이것이 우리에게도 기회라고 본다.

기회라는 건 결국 ‘픽션’을 통한 수익 아닌가?
배승익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픽션’으로 우리가 이익을 얻는 
건 없다. 물론 콘텐츠 창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것에 대한 15%
의 수수료를 떼긴 하지만, 그 수수료를 다른 플랫폼처럼 우리가 갖는 
게 아니라 ‘픽션’ 생태계에 흘러 들어가게 만든다. 만약 어떤 작가가 
이러이러한 작품을 만들어 어느 기간 예정으로 연재를 하겠다고 
공지하면 그에 대해 팬의 마음이든 투자자의 마음이든 후원을 하는 
이들이 있을 거다. 그들이 후원하고 끝이 아니라 우리가 수수료로 
만든 기금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만들 거다. 그러니까 우리가 
수수료로 버는 돈은 없다.

그럼 ‘픽션’이 얻는 건 뭔가?
배승익 ‘픽션’ 네트워크는 내가 대표로 있는 배틀엔터테인먼트의 
팀원들이 분리되어 만든 법인에서 진행 중이다. 우리 배틀엔터테인 
먼트의 각 사업부, 배틀코믹스 등이 픽션네트워크에 들어가서 사업을 
진행하게 되고 그 안에서 돈을 벌게 된다. 그리고 ‘픽셀’ 서비스의 
어드바이저와 운영팀 몫으로 ‘픽셀’의 15%를 가지게 되는데 ‘픽션’ 
서비스가 잘 되고 사람이 모여 ‘픽셀’의 가치가 높아져야 우리 팀도 
실질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거다. 우리가 운영을 잘해서 ‘픽셀’ 가치가 
오르는 만큼 우리가 얻을 몫도 커진다는 점에서 강력한 인센티브라고 
할 수 있겠지.

정 말 로 ‘ 픽 션 ’ 네 트 워 크 가 잘 돼 서 건 강 한 생 태 계 를 만 들 었 을 때 , 
그것이 한국 만화의 국제적 경쟁력 향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배승익 물론이다. 어떻게 만들어낸 K-웹툰인가. 한류 드라마, K-Pop 
이후 세계 시장을 공략할 콘텐츠는 K-웹툰이라고 본다. 나보다 선배 
기획자들, 또 선배 작가들이 여기까지 만들어놓은 귀중한 자산인데, 
시장 악화를 극복할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웹툰 시장에 대해 
조금만 알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면 모두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이미 중국 콘텐츠와 자본, 사람 숫자에 밀리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건 창의적인 스토리와 기획일 텐데, 갈수록 
창작자로서의 웹툰 작가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산업 구조로 가고 
있다. 이걸 바꾸지 않으면 골든타임을 놓치는 거다. 특정 기업의 
투자나 독자들에 대한 계몽으로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산업 
구조가 바뀌어야 하고, 거기에 있어 블록체인이 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