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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사업하기, 플라잉툰 임덕영

만화로 사업하기, 플라잉툰 임덕영

그 누구보다 부지런한 만화가이자 사업가인 임덕영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가장 재미있는 공간을 소유하고 있다. 임덕영의 만화콘텐츠 스튜디오인 플라잉툰(FlyingToon)은, 만화로 꿈과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이다. MANAGA 에디터 임종관이 만나본 임덕영의 꿈, 희망 그리고 현실.


글 임종관  |  사진 김기태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4층. 복도 끝에 위치한 플라잉툰의 문을 여는 순간, 별세계가 펼쳐졌다. 여느 만화가 화실의 풍경과 사 뭇 달라서 적응이 안 된다. 수많은 브릭(Brick) 모델과 엄청난 피규어들, 알록달록 무선 모형 자동차 그리고 각양각색의 얼 굴을 가진 툰토이(ToonToy)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이 형형색 색의 소장품들은 감탄사 유발자들이다.

“우아아~~!” 담쟁이넝쿨처럼 사무실을 촘촘히 에두른 만화책을 보고서야 여기가 만화가 화실이자 만화콘텐츠 사업장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어서 오세요. 플라잉툰 구경은 처음이죠?” 구불구불 자유로운 파마머리와 멋진 안경이 특징인 임덕영 작가가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맞는다. “네. 정말 엄청난걸요. 도대체 작가님 정체가 뭐죠?” 만화가 임덕영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 은 일이 생긴다는 작가를 마냥 부러워하며. 

작가가 즐거우면 독자도 즐겁다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했던 임덕영은 삼촌이 운영하는 만 홧가게를 드나들며 만화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안 본 만화책 이 없을 정도로 학창시절 내내 만화를 탐독했다. 만화를 즐기 는 독자에서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가 된 건 1996년 공익근무 요원 시절이다.   “우리만화연대에서 주관하는 만화아카데미 수업을 들으면서 꿈을 키웠죠. 공익근무와 병행하느라 힘들었지만 이희재, 김 형배, 박재동, 오세영 선생님 등 당시 내로라하는 작가님들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그러다 어린이 만화책 <떼굴떼굴 유머만화>(능인출판사, 1999년)를 내면서 정식 데뷔를 하게 된다. 그 뒤로 <미션 키트 맨>, <별난 가족>, <꼬마 뱀파이어 키키> 같은 작품을 어린이 잡지에 연재하며 만화 작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미션 키트맨>은 월간지 <어린이 과학동아>에 연재했던 만 화인데 매번 색다른 주제를 기획, 아이들에게 미션을 던지는 과학 학습 만화다. “아이들 스스로 과학실험을 통해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독 특한 만화 형식을 취했어요.” 아이디어맨 임덕영다운 발상이었다. 연재를 하던 2007년 당 시는 잡지 연재 만화 시장이 무너지는 상황이었지만 자신만 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 “잡지 만화와 학습 만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독자의 연령대와 작품의 목적에 있습니다. 학습 만화는 타깃을 정확하게 설정 하고, 전달하려는 지식과 정보를 만화로 재미있게 표현해야 합니다. 아무튼 작가 자신이 즐겁게 일한 작품은 잡지 만화든 학습 만화든 독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점은 같지요.” 작가가 즐기면서 한 작품은 독자들도 즐거워한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된다.

 수집 병이 깊어지면 전문성이 생긴다 
항상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송송 샘솟는 임덕영은 새로운 시 도를 시작했다. 만화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 상 품화했던 것. 이 사업 구상은 2차원의 만화 캐릭터를 3차원의 입체 모델로 만든 피규어를 수집하던 작가의 취미생활이 계 기가 되었다. 임덕영은 <슈퍼로봇>, <도라에몽>, <심슨가족> 등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 각국의 만화 캐릭터 피규어를 광적으로 사 모 으곤 했다. 대학 때부터 컬렉션을 했으니 지금까지 수천만 원 은 쓴 것 같다고. 어쨌든 좋아하는 취미가 사업으로까지 이어 진 건 행운이었다. “피규어 사업의 시작은 ‘좋아서’였어요. 만화를 그저 ‘좋아서’ 한 것처럼 계획이나 계산이 없었죠. 수집 병이 깊어지니 전문 성이 생기더라고요. 하하. 일단 내 것도 만들어 보자고 시작한 거죠. 혹시 사업화가 안 되더라도 제 소장품이 하나 더 늘어나 는 거니 손해 볼 일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임덕영은 캐릭터의 디테일을 그대로 살리는 일반 피규어와 는 확연히 다른 노선을 선택했다. 단순화된 형태로 승부한 것. 먼저 한국만화의 인기 주인공들을 구(球) 형태의 머리와 차 렷 자세의 2등신 피규어로 만들기 시작했다. 비슷한 형태였 지만 각 만화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진 아트상품으로 재탄생했고, 임덕영은 ‘툰토이(TOON TOY)’라는 브랜드 로 이 시리즈를 이어 나갔다. 이렇게 <미스터 손>, <머털이>, <요정핑크> 등의 툰토이 20여 점이 제작되었고, 이 툰토이들 은 ‘만화-한국만화 100년’ 전시회에서 선을 보이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혹여 자신의 캐릭터가 왜곡될까 우려하는 작가들의 설득하기 도 하고, 열악한 제작환경을 거치기도 하면서 값진 경험을 얻 었다. 그러다 임덕영은 툰토이를 다시 한 번 진화시킨다. 형태를 더 욱 단순화시켜 둥글고 큰 머리, 통통한 몸통, 짧은 팔다리의 하얀 툰토이로 대량 생산한 것. 둥근 머리 끝만 뾰족하게 만들 어서 말풍선을 연상시킨 툰토이는 만화교육사업에도 연결되 었다. 하얀 툰토이 자체가 입체 캔버스가 되니 학습 체험자들 이 눈, 코, 입을 그리고 몸통을 색칠하면서 만화적인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것.

임덕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입체 툰토이를 평면의 페이퍼 토이로 만들기 시작했다. 더 쉽고 더 편하게 누구나 툰토이를 즐기게 하기 위해서다. 이 페이퍼 토이는 곧 소프트 비닐 툰토 이로 거듭났다. 이 소재는 종이보다 질겨서 오래 보존하는 이 점이 있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바로바로 실행하는 작가의 추진력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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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은 오타쿠
 “저는 약간의 멀티플레이어적인 기질이 있어요. 나무에서 여 러 가지가 뻗어나가듯 만화라는 장르를 가지고 재미있는 일로 확장해 나가고 있지요.”   이 재주 많은 만화가는 플라잉툰이라는 회사명처럼 만화에 날개를 달고 비상 중이다. 만화, 캐릭터, 전시, 교육을 망라하 는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 일일이 소개를 다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일을 진행하고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만화 브릭(Brick) 상품까지 개발했다. 지강민 작가의 네이버 인기 웹툰 <와라! 편의점>을 가지고 웹 툰 브릭(Brick) 상품인 ‘와라 브릭’을 시장에 내놓은 것. 레고 마니아였던 임덕영은 이처럼 ‘성공한 오덕’의 길을 걷고 있다.
만화가 임덕영이 이렇게 사업가로 성공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첫 번째는 주변의 변화나 정보를 빨리 습득하는 성격. 두 번째는 절대 자신의 것만을 주장하지 않는 천성 때문이다. 눈과 귀를 열어두면 그만큼 기회가 많아진다. “취미가 직업이 되었고, 수입까지 얻으니 즐겁죠. 싫어하는 일 을 안 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해요.”

- 이 만화가를 MANAGA에!

홍윤표(천하무적 홍대리, 안녕 클래식) 회사원 만화가, 전업 만화가, 프랑스 유학생 만화가, 교수 만화가. 다양한 신분 변화를 겪으면서도 꾸준히 만화를 그리고 있는 장난감 오타쿠, 만화가 홍윤표의 삶이 궁금하다.

누구보다 일을 즐기고 만화가와 사업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임덕영에겐 어떤 고민이 있을까? “만화 작업에 대한 미련이 늘 큽니다. 만화가니까 만화를 그 려야죠. 다양한 만화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만화를 그려야겠 다는 생각은 항상 해왔죠. 그래서 신작을 준비 중이에요. 저같 은 수집가 이야기인데 제목이 ‘사장님은 오덕후’예요.” 제목만 들어도 주인공으로 임덕영이 떠오른다. 첫사랑과 10 년 연애하고, 11년째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임덕영 이 자신을 모티프로 선보일 웹툰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사장 님이 오덕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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