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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경상도, 김수박

메이드 인 경상도, 김수박

최신작 <메이드 인 경상도>로 지역감정 해소의 메시지를 전한 김수박. <사람의 곳으로부터>, <아날로그맨>, <빨간 풍선>, <사람냄새>로 할 말 많은 자신의 생각을 맘껏 풀어 놓으며 마니아 독자층을 형성해 왔다. 홍대 앞 카페 한잔의 룰루랄라에서, 김수박과 MANAGA 에디터 양민재가 만나 작가와 작품에 대해 나눈 더 많은 이야기.


글 양민재  |   사진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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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08년 SICAF에서 권용득 작가님 보러 갔 다가 함께 있던 작가님께 사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아, 그랬나요? 반갑습니다.

최신작 <메이드 인 경상도>에 대한 반응이 좋습니다. 인터 뷰와 기사도 많이 봤습니다. 인기가 많아지셨죠? 인기는 여전히 없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 다는 걸 실감하죠. 그걸 실감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욕을 먹 고 있기 때문이에요. 욕을 많이 한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다 는 거니까요.

<메이드 인 경상도>의 어떤 점을 욕하는 걸까요? 경상도 에서 나고 자란 작가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지역 감정이라는 악습을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 는데요. 첫 화를 창비 블로그에 공개하면서부터 많은 말들을 들었죠. 책은 안 보고 제목만 보고 오해하는 분들도 있었고요. ‘마, 부 산은 좀 빼 주삼.’, ‘경상도만 가부장적인 건 아니다. 충청도, 경 기도, 전라도 다 똑같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고요. 저는 경상도를 비롯한 그 어떤 지역을 비판하려고 이 만화를 그린 게 아니에요. 그저 경상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어요. 제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지역감정을 짚어 본 거죠.

만화를 보면, 작가님이 어린 시절에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 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지역성을 엿볼 수 있어요. 어린 시절, 그 누구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없었죠. 아버지도, 선생님도요. 그런 이야기를 담았어요. 고등학교 수학 여행 때 우연히 광주 학생들을 만났는데 대구 학생들과 광주 학생들이 서로의 사투리를 보이고 싶지 않아 침묵했던 이상한 경험도 그렸고요.

작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나요? ‘지역감정’이 생기는 본질적인 이유는 우리가 타인을 규정하 기 때문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죠. 타인을 범주화하지 말자는 거예요. 

화풍이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디테일이 강했던 초기작에 비해 점점 심플해지고 있어요. 만화는 마감을 맞춰야 해서, 효율적으로 빨리 그려야 해요. 그래서 점점 간단하게 그리게 된 거죠.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그게 더 보기 편하다고 했어요. 예전처럼 그릴 이유가 없어진 거죠. 효율성 말이 나와서인데, 저는 작업실이 따로 없어요. 그러니 카페 같은 곳에서도 만화를 그릴 수 있어야 해요. 작업 방식을 간소화시켜야 해요. 대형 태블릿에 그림을 그리는 다른 작가들 과 달리 특정한 공간이 없어도 되는 시스템이죠. 종이도 만화 원고지가 아닌 복사지에 그려요. 이면지에 그릴 때도 있어요. 버려질 이면지를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건 보람 있는 일이죠.

손 글씨의 전작들과 달리 <메이드인 경상도>는 컴퓨터 폰 트를 사용했어요. 작업 효율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그렇죠. 제 만화를 보셨으니 알겠지만 손 글씨로는 마감 맞추기 가 힘들어요. 그리고 폰트가 이 만화에는 더 적절해 보였어요.

웹툰 연재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사람들은 네이버나 다음에서 연재를 해야 웹툰 작가라고 생 각합니다. 저는 포털 사이트에 연재하는 만화는 ‘포털툰’으로 따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웹툰은 웹에 발표되는 모든 만 화의 통칭인 거죠. 사실, 포털에서 연재를 안 했을 뿐 제 만화 는 거의 웹에서 연재됐어요. 출판을 염두에 두고 만화를 그린 후, 웹용으로 재편집해서 올렸죠.  

그런 방식으로 레진코믹스에서 <아날로그맨>이 연재되고 있어요. 저도 다양한 경로에서 독자를 만나야지요. 기회가 되면 포털 에도 연재하고 싶어요.

만화가가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건축을 전공하셨는데요. 막상 건축과(대구대)에 들어가니, 절대 썩지 않는 콘크리트를 다루는 일이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다 학생 신분으로 시사 만화를 그리면서 만화에 대한 눈을 떴죠. 세상에 빌딩을 쌓는 것보다 만화로 좋은 메시지를 쌓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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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 받은 만화가가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어린 시절, 만화속 주인공들을 따라 그리는 친구들과 달리 저 는 영화 배우들을 그렸어요. 성룡, 이소룡, 실베스터 스탤론을 그렸지요. 애니메이션도 가끔 봤는데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의 작품을 좋아했습니다.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가 묘 사하는 캐릭터들의 진지함이 좋았어요. 진지하고 순수하게 꿈을 꾸고 노력하는 인물들이요. 

그런 인물들을 만화 속에 어떻게 등장시키는지요? 저는 인물 묘사를 위해 따로 연구를 하지는 않아요. 캐릭터의 히스토리나 특징을 미리 설정하는 작가들이 많은데 제 방식 은 그것과 완전 반대죠. 제 주변 사람을 등장인물로 차용하고 그냥 그 사람만 생각해요. 그 사람이 이 상황에서는 이럴 것 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어떤 독자가 제 작품에 한두 번 나오는 인물도 꼭 살아 있는 것 같다고 한 적이 있어요. 지금까지 제 가 받은 평가 중에 가장 기분 좋은 이야기였어요. 

작가님의 10년 후는 어떨까요? 딸 둘은 훌쩍 컸을 거고요. 선생님인 아내는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칠 거 같아요. 저는 세상이 필요한 이야기를 지금처럼 계 속 그리고 있겠죠.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넘쳐나요.  

앞으로의 작품에도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 감사했습니다. 네. 저도 고맙습니다.

 이 만화가를 MANAGA에!

김성희(먼지 없는 방) 나와 가장 친한 만화가 김성희. 작가로서 정체성이 확고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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