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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의 ‘실재’ 어쿠스틱 라이프 속으로!

난다의 ‘실재’ 어쿠스틱 라이프 속으로!  

앉은뱅이책상, 컴퓨터, 커다란 TV, 다양한 게임기가 함께 하는 공간. 인기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의 공간을 청강대 만화창작과 박인하 교수가 찾았다. 즐겁게 본 만화 때문일까? 가까운 이웃처럼 느껴지는 세 식구의 집이 정겹다. 난다 부부와 귀여운 딸이 살아가는 어쿠스틱 라이프는 즐거운 ‘실재’다.

글 박인하  |  사진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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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려야 한다
 “<어쿠스틱 라이프> 시즌 9를 끝내고, 브랜드 웹툰 <달콤 쌀 쌀한 신혼부부>도 끝나서 조금 여유가 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는 상투적인 질문에 대한 난다 작가의 대답이다. 3개월의 여유를 가진 작가에게는 휴식 시간도 창작 의 연장이다. 난다는 2010년부터 4년간 생활 만화(보통 ‘일상 툰’이라 하지만 난다 작가는 ‘생활 만화’로 명명) <어쿠스틱 라 이프>를 연재했다. 생활 만화는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장르였다. 흔히 웹툰 1세대 라 불리는 권윤주의 <스노우캣>, 정철연의 <마린블루스>에 서 작가 자신의 일상을 담는 생활 만화가 시작되었다. 일본은 이런 만화를 ‘에세이 만화’라 부른다. 만화전문 잡지보다는 일 반 잡지에서 많이 연재하는데, 우리나라는 90년대 후반 웹툰 과 함께 시작되었다. “극화 준비 중이었는데, 퇴근하고 작업을 하려다 보니 자연스 럽게 생활 만화를 그리게 됐어요. <스노우캣>이나   <마린블 루스> 영향도 받았고요.” 난다가 생활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다. 만화가의 꿈은 언제부 터였을까? “중학교 때 이미라 작가님의 <인어공주를 위하여>를 보고 따 라 그리기 시작했죠. 생각보다 너무 잘 그리는 거예요. 고등학 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만화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어요. 프로 데뷔가 목표였죠.” 지금의 남편 ‘한군’은 그때의 만화 동아리에서 만났다. 만화가 난다에게 직업과 가족을 만들어 준 셈이다. 대학 졸업 후 집에 1년간은 만화만 그리고 싶다고 얘기한 후 공모전용 출판 만화 를 그렸다. “<소마신화전기> 같은 판타지 만화를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순정 만화가 대세라며 권하는 바람에 순정 만화 잡 지 <윙크> 신인만화공모전에 도전했어요. 순정 만화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결과는 탈락. 담당 편집자가 데뷔하려 무리하게 유행을 좇았 다고 조언해 줬다. 난다에게는 정말 부끄러운 기억이지만 ‘내 가 그리고 싶은 걸 그려야 한다.’는 걸 깨달은 계기가 됐다. 데 뷔에 실패한 뒤 일단 회사에 취직했다. 2003년 일이다.“게임 동아리 활동도 했고, 한군이 다니던 게임 회사에서 아 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서 그 게임 회사에 들어가게 됐어요.” 오랜 연인과의 결혼 생활이 지겹지는 않느냐 했더니 안 지겹 단다. 매일 새로운 싸울 일이 생겨서 괜찮다며 남편 한군은 작 품에도, 난다의 인격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 소중한 존재 라고.

여러 겹으로 쌓은 노력은 행운처럼 확 풀린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만화를 그리겠다는 생각은 계속했어요. 연애에 열중할 때라 많이 그리지는 못했지만요. 한군에게 일 은 물론 만화에 대한 조언도 많이 받았죠. 재미있는 일들이 많 았어요.” 그때의 에피소드들은 <어쿠스틱 라이프>의 기초 자산이 되 었다. 두 사람은 2007년에 결혼했다. “있잖아. 우리 아빠가 너랑 계속 사귈 거냐고 하시더라. 별다 른 여자 없으면 너랑 그냥 결혼하래.” 싱거운 청혼에 난다는 응했고, 그렇게 두 사람의 어쿠스틱 라 이프는 시작됐다. “<어쿠스틱 라이프>는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난 제 목이에요. 내 이야기로 만화를 그려 봐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네이버 도전만화 코너에 작품을 어쩌다 한 번씩 올렸는데, 예 기치 않은 일이 들어왔다. 부산 향토잡지 <그린네>에 있던 고 등학교 동창이 신혼부부 이야기의 만화를 정식으로 청탁한 것. 이렇게 1쪽 만화를 8편 정도 연재해 보니 마감에 대한 리 듬을 알 것 같았다. 그러다 2010년 미디어 다음에서 웹툰 연재 제의가 왔다. ‘네 이버 도전만화’나 <그린네>에 실린 만화가 아닌, 루리웹에 띄 웠던 만화 한 편을 보고 연락했던 것. “미디어 다음 담당 PD가 본 건 ‘게임 키드의 생애’라는 거였어 요. 남편이 게임 관련 만화니 루리웹에 올리라고 했던 거죠.” 그렇게 꿈에 그리던 만화가가 됐고 웹툰 연재를 시작했다. 우 리 일상이 그렇다.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이 있지만 그 작은 노 력들이 여러 겹으로 쌓여 있다가 행운처럼 확 풀리기도 한다. 난다는 미디어 다음에 주 3회 연재를 했다. 1회분 연재 분량이 많지 않았고, 소재도 많이 쌓여 있어서 순조롭게 연재할 수 있었다고. 연재 중 어떤 재미를 느꼈을까? “스토리 만화와 달리 생활 만화는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싶 을 때 바로바로 표현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요. 작가가 발언권 을 즉시 갖는다고나 할까요? 그게 재밌어요.” 그렇다면 어떤 어려움을 느꼈을까? “그냥 만화 자체가 어려워요.” 우문현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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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에서 이야기를 잡아내는 훈련의 힘 
2015년 현재, <어쿠스틱 라이프> 시즌 9가 200편의 에피소 드로 끝난 상태다. 그런데도 <어쿠스틱 라이프>를 정주행하 는 독자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생활 만화는 에피소드 중심이 고,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어서 정주행하기 쉽지 않다. 왜 유독 이 작품에 정주행 독자들이 많을까? 난다 의 대답은 심플하다. “독자들이 자기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 아닐까요?” <어쿠스틱 라이프>의 메인 독자층은 20·30대 여성이다. 그 들에게 <어쿠스틱 라이프>의 연애와 결혼은 자신의 현재이 거나 다가올 미래다. 가끔 나이 어린 독자들도 있다. 이들까지 공감하게 만드는 이 작품의 힘이 궁금하다. “독자들과 공감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점은 없어요. 그저 평범한 제 일상을 이야기할 뿐이죠.” 그 평범함이 재미로 바뀌는 마법, 즉 ‘평범’의 순간을 ‘재미’로 잡아내는 기술이 난다에게 특별히 있는 건 아닐까? “어떤 상황이 왔을 때 객관적으로 보려고 해요. 내가 나를 평 범하다고 보는 것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고요. 어떤 상황이 든지 3인칭으로 바라보려고 애쓰죠. 평범함에서 이야기를 잡 아내는 데는 훈련의 힘도 있다고 봐요. 만화를 많이 봐서인지 만화적인 상황에 익숙해져 있다고나 할까요?”

누구나 평범함 속에 빛나는 보석이 있다
 난다는 <어쿠스틱 라이프> 시즌 10에 앞서 스토리 만화를 준 비하고 있다. 최근 여성포털 ‘마이클럽’에서 임신과 출산을 다 룬 <내가 태어날 때까지>를 스토리 만화로 풀어낸 적이 있었 다. <내가 태어날 때까지>도 평범한 일상이지만 읽다 보면 뭉클해지는 공감의 힘을 가진 만화다. 새로운 만화도 일상에서 발견한 만화라는 걸 짐작해 본다. “전 만화로 뭔가를 만들기보다는 뭔가를 봤을 때 어, 이거 만 화로 만들어야겠다고 하는 쪽이죠. 자연스럽게 제 생활을 이 어가다 재미있는 일이 생기면 만화로 표현하는 거예요.” 난다는 우리의 일상, 그 평범함 속에도 빛나는 보석들이 있다 는 걸 깨닫게 한다. 그 보석 같은 이야기들을 난다는 어떤 방 법으로 그려내는 걸까?

“전 조금이라도 손으로 그리는 게 좋아요.” 일단 연습장이나 이면지 같은 종이에 스케치를 하고 콘티를 짠다. 손으로 꼬물꼬물 그리는 이런 지점이 생활 속의 감성을 잡아내는 포인트가 아닐까? 이렇게 완성된 콘티를 작화지에 다시 베낀다. 이걸 스캔한 후 디지털로 채색하는 게 난다의 만 화 작법이다. 난다가 이렇게 작업하는 공간은 화실이자 집이면서 동시에 만화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이다. 난다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귀여운 딸의 엄마이자 만화가이면서 만화의 주인공이다. 그 래서일까? 난다를 만나는 동안 나는 <어쿠스틱 라이프> 만 화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즐거운 기분을 느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어쿠스틱 라이프> 시즌 10에서 이 MANAGA 인터뷰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덩달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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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만화가를 MANAGA에!

마조(마조앤새디) 같은 주부(?) 만화가로서의 일상과 고충 그리고 야망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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