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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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제조일기>, <여자 제갈량>의 김달 작가

 인터뷰
 

<환관제조일기>, <여자 제갈량>의 김달 작가
“아무 생각이 없는 거죠, 그니까. 정말 큰 일입니다.”

 

이연숙
사진 전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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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판된 <환관제조일기> 상권 (레진 코믹스). 하권은 아마도 곧 나올 예정.

 
 

만화가 김달은 <달이 속삭이는 이야기>, <여자 제갈량>, <환관제조일기>를 그렸다. 김달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누군가는 페미니즘 서사로서 <여자 제갈량>을 소비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김달 식의 스토리텔링 자체에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 뭐가 되었든 김달은 재미있고, 그래서 팔리는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다.

그동안 왜 인터뷰를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태연하게 ‘했는데요, 두 번’이라고 대답한다. 검색을 해 보니 진짜로 두 개의 인터뷰가 뜬다. 가만 보니, 김달은 딱히 숨긴 적이 없었다. 그러니 이 인터뷰가 ‘명우형’이라는 레즈비언 업소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누구도 놀랄 필요가 없다. 구글 신은 이미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이 인터뷰는 검색만 해서는 알 수 없는 김달의 모습들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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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질문부터 해볼까요? 요즘 날씨가 참 춥죠?

김달 진짜 기본적인 질문이네요. 그래도 작년 겨울보단 따뜻하지 않아요? 내가 집에만 있어서 그런가.

최근에 부모님 집에서 나왔다고. 축하합니다.

김달 작년 여름에 나왔네요. 좋긴 좋은데, 같이 사는 사람이 없으니까 밤낮이 바뀌어서. 예전에는 그 사람들 출근하는 소리에 깨고 그랬거든요. 혼자 있으니까 시간 가는 걸 모르겠어요. 그거 빼고 다 좋네요.

 
 
 

 
<여자 제갈량>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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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하는 제갈량의 마지막 모습.

 


<여자 제갈량>(이하 여제만)은 언제 다시 연재할 계획인지?

김달 한참 후?
 
‘한 달 후’도 아니고, ‘한참 후’?

김달 에휴, 원래 사람 인생이 다 그런 거지~ 앞에서 한 말 뒤에서 바꾸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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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한 말이 뒤에서 바뀌게 되어서 유감이다.



 
<여제만>을 구상하게 된 계기를 말해주세요.

김달 데뷔를 해야겠다, 뭔가 팔아서 유명해져야겠다 싶은데, 그림으로 유명해지긴 어려울 것 같았어요. 그림이 숙련되지 않아도 뜰 수 있는 커뮤니티는 ‘루리웹’, ‘DC 만갤’ 정도.

‘DC’는 분위기 적응이 힘들고, ‘루리웹’을 보니까 대충 삼국지랑 미소녀 콘텐츠가 팔리는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나는 어차피 여자가 주인공인 것밖에 못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 ‘타입문’ 부류의 게임을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코드에 익숙하거든요. 그래서 그리게 된 게 <여제만>이었어요.
 


“나는 여자가 주인공인 것밖에 못 그린다”?

김달 만화의 기본적인 틀을 순정만화에서 배워서. 소년 만화도 재미있게 보긴 하는데, 별로 그런 그림 그리고 싶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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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욱은 진지하게 듣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릴 때 순정만화 많이 봤어요?

김달 그냥 뭐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봤죠.
 
어떤 작품을 보고 영향을 받았나요?

김달 <토노(TONO)>. 그림이 숙련되지 않아도, 스토리텔링이랑 연출만으로 이 정도까지 할 수 있구나, 했죠. 그림을 죽어라 그리는 건 너무 싫었거든요.

또 액션신 같은 거 그릴 때 되게 화려하게 그리거나, 집중선을 넣거나 그런 게 너무 귀찮은 거예요. 어떻게든 그렇게 해 볼까, 하다가 ‘키토 모히로’ 같은 작가들이 액션을 그리는 스타일을 참고했어요. 정지 화면을 늘어놓는 것뿐인데도 긴장감 생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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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만> 24화 중
 
 


영향을 받은 작가랑 좋아하는 작가는 다를 것 같은데.

김달 내가 못하는 걸 잘하는 작가를 좋아하죠. 예를 들면 ‘모리 카오루’. 작화를 미친 듯이 공들여서 그리기 때문에. 소위 ‘쎄벼판다’고 하는 거. 자기가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걸 그 정도 성취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대단하죠.

나는 작가가 그렇게 쎄벼판 거를 휘휘 넘기면서 소비하고. 딸랑 7천 원 주고 사서요. 자본주의 만세! 인쇄술 만세! 그런 기분이죠.
 
다시 <여제만>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럼 전략적으로 접근한 거네요?

김달 그렇죠. ‘삼국지’를 소재로 ‘루리웹’에서 연재를 한 게.  연재를 시작할 당시에 내가 삼국지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어렸을 때 읽었던 ‘어린이 삼국지’가 전부였어요. 데뷔한 후에 공부를 엄청 했죠. 진짜 하기 싫었어요. 일이니까 했죠.
 
그거 완전 편견 아니에요? '남자들이 삼국지를 좋아한다'는 거?

김달 네. 편견이죠, 뭐. 근데, 남자들이 그런 게 있다? 게임만 해보거나 어린이 삼국지만 읽은 수준인데, 나랑 대화할 때 꼭 ‘삼국지를 좋아한다’고 대답을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내가 삼국지 만화를 그리고 나서 만난 관계자들을 보면 다 삼국지를 좋아한대요.

나도 삼국지 공부를 하다 보니까 재미를 붙인 부분이 있거든요. 삼국지 동인녀들이랑 트위터에서 떠들기도 하고. 그래서 그 삼국지 좋아한다는 남자들이랑 같이 삼국지 얘기를 해보려고 하면, 그냥 게임을 해본 정도? 어린이 삼국지를 읽은 정도?

그래서 깨달았어요. 아, 이 사람들이 반사적으로 ‘삼국지를 좋아한다’고 대답하는구나. 사회적으로 학습이 됐나 보다. ‘남자~라면 삼국지를 좋아해야지!’ 이렇게.
 
그럼 ‘루리웹’ 연재 당시 <여제만>의 예상 독자층은 남자들이었군요.

김달 정확히는 ‘루리웹’ 독자 대상이죠. 그중에서 남자 오타쿠?
‘레진 코믹스’에서 정식 연재되고 나서는, ‘아 이제 독자층을 의식하지 말고 내 맘대로 그려보자’라는 게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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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하위문화 패러디와 문학, 페미니즘 코드 차용해서 장난치기. <여제만>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레진 코믹스’에서는 어떻게 연재하게 되었나요?

김달 ‘루리웹’에서 연재를 시작하고 나서 열흘 만에 연락이 왔어요. 한 편당 열 페이지씩 그려서, 매일매일 올리고 있었거든요. 어차피 연필 원고라서요. 계속 ‘루리웹’ 메인에 있었고, 그 주에 가장 인기 있었던 만화 상단에 계속 떠 있었어요. 그래서 연락이 빨리 온 것 같아요.
 
휴재 공지에서 <여제만>이 ‘초 장편’이라고 했잖아요.

김달 아~그랬는데, 못 할 거 같아요, 이거.
 
기다리는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을까요?

김달 뭐 기왕 인터뷰하기로 한 거 다 이야기해야죠. 기다리는 사람, 내가 어떻게 해줄 수도 없고. 그냥 좋은 말로 바꿔서 쓰세요. 한 오 년쯤 다른 거 그리다가 먹고 살 거 없어지면 "아 저 <여자제갈량>이나 재연재하겠습니다." 그럴 수도 있잖아요.

왜냐면 이거 등장인물이 너무 많이 나오고, 아저씨를 너무 많이 그려야 하고, 전투신을 너무 많이 그려야 돼서, 진짜 내가 싫어하는 거만 너무 많이 나와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요. 그래도 80화까지는 근성으로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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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를 그리기 힘들어서 도망친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도 ‘삼고초려’에서 끝낸 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

김달 아니지! 적절하게 끊었잖아요. 그 전에서 끊었으면 더 어이가 없잖아요! ‘제갈량’도 나오고 일단 시작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서 끊었잖아요.
 
‘제갈량’ 이야기가 나온 김에, 혹시 연재하면서 가장 정이 붙은 인물이 있나요?

김달 아뇨, 정을 왜 붙여요.
 
그럼 정은 그렇다 치고, 가장 감정이입을 많이 한 인물?

김달 안 하는데요, 딱히. 왜 그런 이야기 있었잖아요. 작가가 ‘곽가’한테 엄청 감정이입 하는 거 아니냐고. 내가 그 여자 어디에 감정이입을? 동질감 못 느껴요.

감정이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내 연출 방법 자체가 감정 과잉, 그런 스타일이어서 그런 거죠. 그리고 배경같이 귀찮은 걸 최대한 안 그리고 넘어가려면, 인물의 감정 자체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도 하고.

감정이입은 모르겠지만, <여제만>에서 조조 할아버지, 환관 ‘조등’ 이야기는 그리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환관제조일기> 연재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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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등’ 에피소드. 독자들에게 ‘환관 백합’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런 것 같았어요. <여제만>에서 ‘조등’ 어릴 때 이야기, 굉장히 연민 어린 시선으로 그려지잖아요.

김달 연민? 아니 그냥 소재로서 엄청 재밌었는데요. 남잔데, 착취당하잖아요, 얘네.

역사물이라는 장르 너무 좋지 않아요? 난 그런 부분이 재밌거든요. 옛날 사람들, 진짜 인권 개념 같은 거 하나도 없고, 야만적이고.
 
빨리 <여제만> 연재 재개하면 좋겠네요.

김달 그래요? 그런가.
 
 

<환관제조일기>에 대해서
 
슬슬 <환관제조일기>(이하 <환관>) 이야기를 할까요?

김달 네. 어쨌든 <여제만>에서 이런저런 부분이 실패했다고 생각해서 <환관>을 시작한거니까.
 
뭐가 실패했다고 생각한 거예요?

김달 그냥. 여자 캐릭터를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놓으면, 내가 너무 기 빨리는구나, 그런 거.
걔네 다 ‘코르셋’ 벗으려고 안간힘 쓰잖아요. 거기서 내가 너무 피곤해지는 거야. 어차피 불가능한데.

걔네가 계속 ‘여자’라는 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을 하는데, 그걸 굴리고 있는 내가 피로해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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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의 세계관은 거의 ‘쇠락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그래 봤자 <여제만>과 <환관>이 공유하는 세계는 똑같지 않나요?

김달 <여제만> 애들은 열심히 살잖아요.
 
<환관> 애들도 열심히 살아요.

김달 그렇죠. 그런 식으로라도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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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방법으로 생존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환관>을 구상한 이유는 ?

김달 피로해서.
 
그리고 <여제만>을 그리다 보니, ‘조등’ 이야기가 너무 재밌더라?

김달 그렇죠.
 
원래 20화 완결 예정이었죠?

김달 나중에 주 2회 연재를 하게 되면서 50화로 늘어났어요. 통상 웹툰 연재 화수로 치면 20화가 맞을 거예요.

애초에 길게 할 생각이 없었어요. 생각보다 엄청 잘 팔렸기 때문에, ‘잘 팔리는 김에 길게 할까?’ 고민했는데, 애초에 포맷을 짧게 구상해뒀기 때문에 계획대로 했습니다.
 
잘 팔린 이유는 <환관>이 페미니즘적 맥락으로 읽혔을 가능성 때문일까요?

김달 아뇨. 페미니즘 때문에 무언가를 소비하는 인구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리고 '레진' 독자층 중에서도 트위터 인구가 별로 없어요.

<환관>이 잘 팔린 이유는 그냥 웹툰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이에요. 짧고, 금방 소비할 수 있고, 아무 쓸모 없는 지식이지만 뭔가 채워지는 느낌을 주고.

오히려 <여제만>이 적극적으로 페미니즘적 맥락에서 소비되었죠. <환관>은 그 정도는 아니에요.
 
김달 작가 본인은 페미니스트인가요?

김달 본인은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길게 살 인생 아닌데, 내가 그렇게 재미없게 살아야 하나? 그 길은 너무나 재미없고, 고된 가시밭길입니다. 가기 싫어.
 




죄책감, ‘종이 여자’,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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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은 최고입니다.

 


개인적으로 <환관>에서 ‘오룡’의 인생이 너무 끔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달
아, 왜요. 나는 최고의 인생을 걔한테 선물해 줬구만.
 
‘오룡’에게 좀 미안하다거나?

김달 캐릭터한테 죄책감을 왜 느껴요! 실제 사람도 아닌데.

이래서 시대극이 좋다니까요. 다 죽여도 돼요. 아무도 안 죽는 걸 뭔 재미로 봐요? 내가 밖에 길 가는 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 캐릭터 몇 명 죽인 거 가지고 죄책감까지 느껴야 하나? 이러려고 만화 그리는 거죠. 아니면 왜 그려요?
 
하지만 유독 특정 성별, 남성 캐릭터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여성 캐릭터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비해 집단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된다는 인상입니다. 특히 <여제만>의 ‘사마 가’에 등장하는 ‘장춘화’가 학대당하는 장면들에서는 고의적으로 유머가 배제되어 있어요.

김달 그러니까 결국, 내가 견딜 수 있고 없고의 차이겠죠. 견딜 수 있는 데서는 잔인해지는 거죠. 견딜 수 없을 때는 진지하지 않게 만들죠. 공주가 자살했는데 영혼만 따로 불러내가지고, “에휴 이 시대의 여자들의 인생은 다 빻았죠~” 하고 그냥 웃고 넘기잖아요. 그러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으니까.

질문지 중에 그게 재밌었거든요. 여기서 나오는 환관들은 다 ‘창녀’인데, 얘네한테 연민을 느끼냐는 거요. 연민을 느끼지 않죠. ‘장춘화’랑 똑같아요. 내가 만화에서 얘를 신나게 학대하는 것처럼, 여기서도 환관들을 신나게 학대하는 거죠.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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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과 마찬가지로 ‘장춘화’ 역시 몸을 팔아서 생존하기를 택한다.

 


하지만 연민이 느껴지는 연출이었어요.

김달 물론 사람이 죽는데 불쌍하죠. 근데 내가 죄책감을 느끼는 건, 사실 학살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내가 계속 여자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있어요.
 
왜요?

김달 약간 그거랑 비슷한 거예요. 요시나가 후미가 인터뷰에서, 자기가 BL을 그리는 이유가 이성 간의 로맨스를 그릴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자기가 남자와 여자를 그리는 것만으로 이미 권력 차이가 만들어지니까. 그래서 남자와 남자의 로맨스를 그리는 거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근데 남자와의 권력 차이를 떠나서, 여자를 그린다는 거 자체가 피곤한 일이에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까.
 
그게 단순한 피로감이 아니라 죄책감인 이유가 뭔가요?

김달 만화에서만큼은 얘들을 ‘해방해주고 싶다’라는 야망이 있었는데, 불가능하잖아요. 이게 어차피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라는 건 알죠. 어떻게 가능해 그게.

계속 실패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죠. <환관>에서도 이 죄책감에 대해 조금 다루긴 했지만, 다음에서는 좀 더 제대로 다루고 싶어요. 내가 계속 실패하는 것에 대해서. 음. 그렇습니다.



“종이 여자들... 환상. 그런 것들... 그런 아무 가치 없는 것들이요.”



 
<환관>의 ‘미스 그레이’가 그런 죄책감을 느끼는 인물인가요?

김달 질문지에서 ‘미스 그레이’가 왜 종이 여자들을 위해 환상을 지키려고 하냐고 물었죠. 그게 정치적 연대, 실존주의 페미니즘 때문이냐고 물었는데, 그렇지 않아요.

‘미스 그레이’가 환상을 지키려는 이유는 여자들 때문이 아니고 본인 때문이에요. 본인이 환상이 필요하거든요. 모리 카오루 만화 소비하는 거랑 똑같아요. 본인이 그게 필요해요. 남이사 어떻게 되든.
 
현실의 여자들은 중요하지 않나요?

김달 그레이도 그러잖아요. 가치 없는 것, ‘종이 여자들’이 중요하다고. 내가 죄책감을 느끼는 건, 실제 사람들에게 느끼는 게 아니에요. 관념으로서의 여자를 해방해주고 싶고, 동시에 관념으로서의 여자한테 죄책감을 느낀다는 거죠.
 
 

거짓말하는 ‘김달‘
 
‘종이 여자들’이 의미하는 게 단지 관념일 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김달 관념으로서의 여자, 그리고 실제 존재하는 여자들이 있겠죠, 물론. 맞아요. 맞는데, 내가 그레이를 그리면서 생각했던 건 이거에요. 언어 체계에서 여자라고 표상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걔들을 어쨌든 만화 안에서라도 해방하고 싶다고. 불가능한 거죠, 어쨌든.

질문지 중에 맨 마지막 질문쯤인가 보면, 흠. 그래서 "어디까지가 역사적 진실이고 가짜냐?"고 물어봤죠. 사실 일부러 섞었어요. ‘그레이’가 환관이 섹스토이였던 거 실은 다 개뻥이었다고 말하잖아요. 역사도 그렇고 언어도 그렇고, 내가 완전히 뒤집어엎지 않으면 ‘여자’라는 바로 그 개념이 해방 되는 게 불가능하잖아요. 뒤집어엎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약간 유치한 시도를 해 본 거에요. 진짜랑 가짜를 섞는 거요. <환관>에 나오는 내용이 다 진짜인 줄 알고 있다가, “아, 대체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까지가 가짜냐?” 이러면서 약간 짜증을 내는 반응도 봤어요.

내가 의도한 게 바로 그거에요. 역사라는 고정된 언어 자체를 모욕하고 싶은 거. 이게 진짜, 가짜라는 게 대체 뭐가 중요하냐는 거죠. 계속 거짓말하고, 모호하게 만들고. 계속해서 고민해온 주제인데,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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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도 ‘미스 그레이’처럼 거짓말하고 있다는 거네요.

김달 예를 들어서 걔가 자기 책에, ‘환관이 후궁들의 섹스토이’였다, 이렇게 뻥을 치잖아요. 근데 후궁들은 그렇게 신나게 못 살았거든요. 황제한테 간택 안 되면, 90살 될 때까지 처녀로 늙어 죽어요. 나는 덜 가혹하게 썼어요.

사람들이 모리 카오루 작품을 "완전 설탕 덩어리로 지어진 거짓말이다." 이러면서 규탄하잖아요. 내 말은, 모리 카오루를 규탄하지 말아 달라는 거지.

그 환상 세계, 솔직히 너무 좋잖아요. 여자들이 그걸 소비하게 좀 내버려 두라구요. 환상이 필요한 여자들이 거기서 살게 좀 내버려 둬요. 왜 그걸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막 끌어내가지고 단죄를 하냐구요.

진짜 막 역사책을 샅샅이 뒤져서, 그때 여자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살았는지 고발할 마음 없어요, 난.
 
모든 작품이 역사적 사실만을 다룰 필요는 없으니까요.

김달 역사를 운동의 관점으로 보는, 페미니즘의 역사는 있겠죠. 근데 조선 시대 여자들의 인생을 끌고 와서 ‘이때는 여자들이 이렇게 팍팍하게 살았는데, 지금이나 이때나 다른 게 없다.’는 둥의 워딩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조선 시대 여자들이 이렇게 살았다!’ 라고 말하는 순간, 그게 다 거짓말이라고요. 어떻게 알아요, 어떻게 살았는지. 그냥 <역사>, <책>이라고 적혀 있으면 그걸 그대로 다 믿어요. ‘옛날엔 진짜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면서. 다 거짓말이라구요, 거기 쓰여 있는 거.
 
사료로서의 역사가 아주 무의미하단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는데. <환관>에서도 이름이 쓰인 장부가 나오지 않나요? 그것들이 누군가의 이름이었던 사실은 틀림이 없잖아요.

김달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이나 다른 시대극 작가들이 역사에 대해 어떤 태도일지 모르겠는데, 나에겐 놀잇감이나 조롱거리로서만 진지한 의미가 있네요. 그리고 결국 환관들의 진짜 이름이 적힌 장부는 다 불타버리잖아요?

이 시대의 기록은 검열이 아니라 문자의 홍수 때문에 쓸려 갈거란 얘기나, 진시황이나 건륭제가 문자옥으로 수많은 책을 분서한 얘기만 봐도 그래요. 역사나 기록이라는 건 너무나 취약한 것이어서 적어도 나에겐 이게 전혀 의지가 되지 않아요.

이건 아마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 기록들이 어떻게 취급되었는지와 관련 있을 것이고. 역사나 기록에 대한 애수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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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 그레이’가 그린 태후의 초상화(좌)와, ‘Kate carl’이 그린 태후의 초상화(우).

 


지금 등장한 중요한 키워드는 결국 ‘거짓말’인데요, 거짓말 많이 하나요?

김달 네. 야호~
 
본인 인생에서 ‘거짓말‘이 중요한 키워드라고 느껴요?

김달 ‘응애~’부터 거짓말.
 
거짓말을 하게 되는 주된 이유는?

김달 거짓말을 상황 때문에 하게 될 수도 있는데, 겁에 질려서 아무 말이나 했는데 그게 거짓말이 된 경우도 있잖아요. 그리고 현실하고 말 사이의 갭을 항상 느껴요. 언어로 건져 올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결국 내가 말하는 게 전부 거짓말이 될 수밖에 없어요.
 
여자라서 그렇다고 느껴요?

김달 아뇨, 이건 그냥 인간이라서. 인간의 원죄에요.
 
거짓말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랑받거나, 면책받기 위해서?

김달 네, 그리고 거짓말하게 되는 대상은 항상 여자고. 인생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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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태어난 원죄~

 


그러고 보니 <환관>의 독자 질문은 어디서 받는 건가요? 이것도 거짓말?

김달 검색을 하죠. ‘환관제조일기’라고 쳐서. 그러다가 질문 비슷한 게 있으면 만화에 쓰죠. 가끔 메일도 와요. 그리고 '레진 코믹스'에 문의를 넣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근데 그렇게 궁금하면 역사책을 사서 본인이 공부하면 되잖아요? 왜 나한테 물어보지? 나는 역사에 대한 아무런 권위도 없는 사람인데, 뭘 믿고? 아니, 아무거나 다 믿는다니까요. 그래서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라고. 아무거나 다 믿지 마세요, 여러분. 다 거짓말쟁이들 밖에 없으니까.
 


만화 밖의 ‘김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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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늘은 '명우형'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

김달 사람이 없어서 굉장히 편하게 했네요.
 
계속 여자 그릴 거예요?

김달 사람 인생 한 치 앞을 모르는데요, 뭐. 지금 생각하는 두 편 정도는 여자들 나오는 거고, 한 편은 남자들이 여자들을 소비하는 내용입니다.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어요.
 
본인의 섹슈얼리티가 만화 그리는데 영향을 미치나요?

김달 아무 생각이 없어서... 나 근데 레즈비언이라고 말하긴 했는데요, 레즈비언 수행을 하나도 안 하고 있어서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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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수행 중(?)

 


본편에 등장하는 본인의 캐릭터를 상당히 무성적으로 묘사하는 편인데.

김달 유시진 작가 이후로 이렇게 자기 캐릭터에서 어떤 성별의 암시도 안 하는 사람 처음 봤다고 했죠? 저는 만화 그릴 때, 어떤 캐릭터의 감정을 묘사할 때, 내가 항상 걔의 입장이 돼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만화에서 필요할 때마다 난 남자도 되고, 여자도 되고, 고추 잘린 애도 되고, 그런단 말이에요. 나 자신의 육체나 아이덴티티를 전혀 의식을 안 할 수 있어요. 진짜 싹 잊을 수 있어요.
 
결론적으로, 섹슈얼리티가 영향을 안 미친다?

김달 안 미칩니다.

털엔 왜 그렇게 집착하나요?

김달 털, 털! 아, 좀 다들 미세요! 여자든 남자든 할 거 없이. 독자에게 전하는 말입니다. 내가 나라의 수장이 되면 왁싱을 국가 산업으로 진행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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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 작가가 국가 수장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인생에서 낙이 되는 것?

김달 만화 그리는 것.
 
너무 만화가적인 답변이네요.

김달 만화 그리는 거 외에 낙이 하나도 없는 거죠. 그나마 만화 그리는 게 희박한 낙.
 
최근에 재밌게 본 거 소개 좀 해주세요.

김달 데즈카 오사무의 <불새>랑 <블랙잭>. <불새>는 그 자체로 너무 명작이었고요, <블랙잭>은... ‘블랙잭’의 조수로 등장하는 ‘피노코’라는 여자애가 있어요. 아니, 나는 3등신 캐릭터를 그렇게 섹시하게 그리는 사람을 처음 봤어요. 데즈카 오사무 진짜 천재다, 했죠. 

<불새>는 내가 너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거든요. 과거랑 미래가 번갈아가면서 진행되는데 과거는 점점 미래로 오고, 미래는 점점 과거로 가는 식으로.

데즈카 오사무의 원래 계획은, 그렇게 가까워지다가 결국 현대로 오는 게 목표였대요. 근데 현대까지 못 오고 끝났어요. ‘뭐야, 이 사람 또 뭐 딴짓 하다가 망해서 날라 버린 거 아니야?‘ 싶고 안타깝긴 한데, 진짜 명작임.
 
무슨 내용이에요?

김달 ‘불새’라는 새가 있어요. 그 새 피를 얻으면 불로불사가 될 수 있어요. 과거에도 미래에도 계속해서 그 새의 피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한 권 단위로 한 에피소드가 완결되는 형식이에요. 다들 ‘불새’의 피를 탐내다가 마지막 페이지 무렵에는 다 죽음. 언젠가 반드시 하고 싶은 그런 구성이에요.
 
작업과정이 궁금합니다.

김달 대충 시작하고 결말만 생각해놔요. 보통 결말은 ‘다 죽는‘ 거고. 연재를 해요. 그러면 일주일의 시간이 있잖아요. 그러면 콘티 짜고, 그려서 제출하고, 콘티 짜고, 그려서 제출하고. 이런 식입니다. 그니까 콘티를 한꺼번에 짜놓는 게 아니고, 매주 닥치는 대로 막 짭니다. 그래서 설정이 바뀌거나 실수를 하는 거예요.

아무 생각이 없는 거죠 그니까. 정말 큰 일입니다. 아무 생각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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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설정 구멍이 등장하기도 한다.
 

 
컴퓨터로 작업하나요?

김달 스케치까지 수작업으로 하고, 나머지는 컴퓨터로 합니다. 질문지에 그런 질문이 있던데, 작업 과정 중에 무슨 단계가 제일 재미있냐고? 저는 콘티하고 스케치까지가 제일 재밌습니다. 그다음은 노동입니다.
 
본인 직업에 만족하는지?

김달 아아, 만족하죠. 사람 얼굴을 안 봐도 되니까요. 사람 안 봐도 돼서, 진짜 너무 좋습니다.
 
 

 

YOUR MANAⒸ리타



<여자 제갈량> (링크)
<환관제조일기>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