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씨 이야기, 그 세 번째
마당 씨의 가족 앨범
글 그림 홍연식 레진코믹스
마당 씨 연작의 세 번째 작품이다. 불편하고 복했던 마당 씨의 식탁이 조금 답답하고 고집스러워졌다.
아빠가 만들어 주는 음식을 먹이기 위해 어린이집에 보내지도 못하고, 교회에서 나눠준 아이스크림도
받아서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 세상에… / 쓰레기가 너무 많아”라고 말하지만, 문득 고집스러운
아버지와 닮은 자신을 발견한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따뜻함과 힐링 에너지를 전달하는 만화
모퉁이 뜨개방
글 그림 소영 네이버웹툰
소영 작가는 전작인 <오늘도 핸드메이드>에서도 ‘핸드메이드’를 소재로 삼았다. 독특하게 특별한 서사
없이 실제 핸드메이드 제작 과정을 만화 연출로 전개했고, 마지막 칸에서는 작가가 직접 제작한 핸드메이드
오브제를 사진으로 촬영하여 소개했다. <모퉁이 뜨개방>에서는 극적 서사와 캐릭터들을 결합해 따뜻한
그림체로 동화적 판타지를 그려 힐링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언니를 잃고 혼자된 주인공 현이가 앞으로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갈지 살펴보게 될 것 같다.
이화자 공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교수
삶의 부조리함을 미세하게 묘사
위대한 방옥숙
글 매미 그림 희세 네이버웹툰
<마스크걸>의 매미, 희세 콤비가 다시 뭉쳐서 만든 작품이라는 것에서부터 관심을 끌만 하지만,
영화 <기생충>의 화제성과 함께 연결해서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기생충>이 신계급주의 사회의 가족
희비극이라면, <위대한 방옥숙>은 힘들게 중산층 계급에 올라가 스스로는 기득권층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론 서민에 가까운 인물들이 목숨줄 같은 아파트값을 지키려 몸부림치는 이야기를 희극처럼 묘사하고
있다. <기생충>이 그러하듯 삶의 부조리함을 이토록 미세하게 묘사하는 작품이 흔치 않기에, 독자들에게 권해 본다.
김신 중부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끈적끈적한 느낌의 생활 밀착형 미스터리
망자의 서
글 GAR2 그림 오쌤 다음웹툰
유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실력도 있고, 예쁜 얼굴 덕에 사람들에게 관심도 받는 주하나. 그녀는
결혼할 남자에게 5년간 사라질 것을 종용한다. 남자는 군말 없이 따른다. 그리고 5년 후, 그녀는 남자의
사망확인서 13부를 받아들고 그를 만나러 간다. 하지만 남자는…. 우연과 필연을 기막힌 타이밍으로
배합하여 박진감을 유지하는 <망자의 서>는 촘촘하면서도 아주 경쾌한 전개를 보여준다. 기존 미스터리
작품에 싫증을 느낀 독자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작품으로 꾸준히 경력을 쌓아온
GAR2가 스토리를 썼다.
최재정 우리만화연대 이사
낙태죄 합헌불일치 판결 시대의 필독 웹툰
곤(GONE)
글 그림 수신지 인스타그램
“디테일이 전부다. 극강 리얼 웹툰” 수신지 작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연재하는 신작 <곤(GONE)>에 대한
한 독자의 반응에 ‘좋아요’를 꾹 눌렀다. <며느라기>로 결혼 제도를 해부했던 작가가 이번에는 임신과 출산,
육아의 문제로 이슈를 확장했다. 역시 극적인 사건보다는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에서 여성이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복원하는 데 주력할 듯. 아직 2화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이미 여러 장면에서 ‘이 기분 알지’ 하며 울컥했다.
이영희 중앙일보 기자
정해진 죽음 앞에서 드러나는 생존 본능
이제 곧 죽습니다
글 이원식 그림 꿀찬 네이버웹툰
취업준비생 최이재는 비트코인으로 전 재산을 날린데다 헤어진 애인의 결혼 소식과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최종 면접마저 떨어지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존재로부터 죽음을 가볍게
여긴 죄로 13번의 죽음을 벌로 받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더는 살기도 싫다”던 최이재는
이제 어떻게 해서든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13번의 기회 중 벌써 2번은 죽었다. 독자들은 죽음이
정해져 있는 것을 알기에 이번 생은 어떻게 죽을까를 궁금해하며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
죽음의 과정을 따라간다. 최이재에게 주어진 13번의 ‘죽음’ 아니 ‘삶’은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양동석 만화 기획자
아따, 이것이 새로운 여성 서사랑께
정년이
글 서이레 그림 나몬 네이버웹툰
여기 한국의 서사 장르에서 소외되어온 소재가 모두 모였다. 여성국극이라는 독특한 문화유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여성들, 그리고 전라도 사투리까지. 여성국극이 당대의 엔터테인먼트이던 1950년대, 국극 단원이 되어
‘돈을 가마니로 버는’ 꿈을 가진 주인공 정년은 목포에서 서울로 무작정 올라온다. 정년이 만만치 않은
훈련과 텃세 속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과정이 너무나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위근우 <지금, 만화>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