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스크랩]
지금, 이 만화! 2


57a69d1452a5c629117468161e1e8671.jpg
 

화면 바깥에 선 불길한 것들의 느낌

먹이

외눈박이 그림 박수봉 네이버웹툰

 

박수봉 작가는 고정된 가로 폭과 자유로운 세로 스크롤을 적절하게 이용해 인물의 감정을 디스플레이

바깥으로 내보내는 데 능숙한 작가다. 별을 보기 가장 적합하게 꾸며진 장소가 플라네타리움(천체 투영관)

이라면, 박수봉 작가의 웹툰은 선과 스크롤에 담아낸 감정을 스마트폰 화면에 가장 적합하게 담아낸다.

허점을 찌르듯 호러 만화를 신작으로 발표했다. 서늘한 감정이 불길한 것들을 효과적으로 불러낸다.

관심 웹툰으로 플러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6387de58d1f4f263ac679524c081446e.jpg


 

동시대 만화의 다양성을 보고 싶다면

한국만화 또 다른 시선

글 그림 Various Artists 네이버웹툰

 

네이버문화재단,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한국만화가협회가 주관하는 거장전시리즈의 마지막 시즌이다.

거장전은 지면이나 웹툰 플랫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기획으로 시작해,

여성작가, 90년대 데뷔 작가까지 진행된 후 주류 만화와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소개하는 또 다른

시선으로 돌아왔다. 네이버웹툰에서 쉽게 만날 수 없던 작가들의 단편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230646834a1a4d64856a5e9f18c4089c.jpg


방탄소년단 세계관은 웹툰 한류로 이어질까?

화양연화 Pt.0

Big Hit 엔터테인먼트 그림 LICO 네이버웹툰

 

한국 최초 빌보드 차트 1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Big Hit 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 자회사

LICO의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다. 독자의 호불호가 갈리고 있으나, 몇 가지 실험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다.

첫째는 K-POP과 뮤직비디오의 세계관을 전개하기 위한 원 소스 멀티 유즈 매체로서 웹툰을 선택했다는 점,

둘째는 실재하는 방탄소년단 멤버를 비사실적인 캐릭터 아이콘으로 혼용하여 마블코믹스처럼 캐릭터

세계관으로 연결시켜 스토리텔링을 진행한다는 점, 셋째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서 매주 목요일 전 세계 동시

연재함으로써 문화·산업적 외연 확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화자 공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교수

  


59006cbb8a27dc20bdf9b55365352b0e.jpg
 

주인공보다 인기 있는 어그로 캐릭터의 등장

집이 없어

글 그림 와난 네이버웹툰

 

시비 거는 캐릭터(어그로) 활용에 능한 와난 작가의 신작이다. 어려서부터 귀신을 보는 어머니와 성장해온 고해준.

그는 독립을 위해 나왔지만 어그로 캐릭터 백은영과 안 좋은 인연으로 엮이며 그토록 벗어나고자 했던 집보다도

더 음산한 학교 안 외딴 집에서의 원치 않는 동거를 한다는 이야기다. 단순해 보이지만, 백은영이라는 어그로

캐릭터의 활용이 돋보인다. 독자들 역시 정신병자인가?”, “여자인가?” 등 백은영에 대한 호기심을 담은 댓글을

남기고 있다. 전작에서 어그로 캐릭터를 이용해 범죄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갔다면, 이번엔 그런 캐릭터를

공포 스릴러에 대한 코믹한 양념처럼 사용하고 있다. 작가의 의도는 초반부터 성공한 듯하다.

김신 중부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3fb0e00769d48736899a950fb739ca27.jpg
 

어느 날 갑자기 신이 나타났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글 그림 꼬마비 네이버웹툰

 

만약 ~한다면’. 꼬마비는 단 하나의 조건이 세상에 추가됐을 때 어떤 새로운 문제와 질문이 생겨날지

탐구하는 데 독보적인 작가다. ‘만약 섹스를 한 사람끼리 눈에 보이는 선으로 이어진다면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다룬 <S라인>처럼. 이번 신작에서도 단 하나의 조건만이 추가됐다. ‘만약 신이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낸다면’.

기존의 신앙은 흔들리고, 인간의 윤리로 설명될 수 없는 신의 행동에서 섭리를 찾고, 기도는 더 절실해진다.

이 사고 실험이 닿을 곳이 궁금하고도 두렵다.

위근우 <지금, 만화> 편집장

  


8692055acbccc7a0e16811500b8d20e0.jpg
 

일상을 견디며 꿈을 좇는 20대 이야기

오라존미

글 그림 56 네이버웹툰

 

<아이들은 즐겁다><여중생A>에서 상처를 지닌 아이들의 성장을 그렸던 작가가 이번엔 20대의 삶으로

시선을 옮겼다. 웹툰 작가 지망생인 두 여성이 현실과 재능의 한계를 실감하면서도 꿈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섬세한 감정 묘사와 관계에 대한 성찰이 여전히 빛난다. 제목의 뜻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All Eyes on Me(나를 향한 모든 시선)’라는 추측이 힘을 얻는 중이다.

이영희 중앙일보 기자

  


7d05cbaffd6e2d28e90d98c65ee33250.png
 

익명이란 진실, 익명이란 폭력

대나무숲에서 알립니다

이백 그림 황짠느 다음웹툰

 

익명이기에 꺼내놓을 수 있는 진실이 있다. 반면 익명이기에 내려놓을 수 있는 책임감이 있다. 수 많은 학교에서

익명 제보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SNS ‘대나무숲계정이 종종 논란에 휩싸이는 건 그래서다. <대나무숲에서

알립니다>는 무책임한 익명의 발화와 그런 발화를 수집해 권력처럼 휘두르는 고등학교 대나무숲계정 운영자

(물론 그도 익명이다)가 공모할 때, 학교 속 일상이 어떻게 지옥도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소름 돋는 건 성공

했으니, 익명성의 딜레마 역시 치열하게 밀고 나가길 바란다.

위근우 <지금, 만화> 편집장

  


68f6dee7ab29e684e0f614ee3fa45ecf.jpg
 

잊힌 역사를 재구성하는 귀한 시도

목호의 난:1374 제주

글 그림 정용연 딸기책방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집안의 소사로 풀어낸 <정가네 소사> 정용연 작가 7년 만의 신작이다. 몽골군 토벌을

위해 총사령관 최영, 314, 군사 25,600명의 고려 함대가 제주로 떠난다. 난은 진압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주민 절반이 희생되었다. 칼과 방패가 바다를 뒤덮고 희생자의 간과 뇌가 땅을 덮었다. 정용연 작가의 역사

이야기는 마치 어머니가 끓여주신 묵은지 수제비처럼 술술 넘어간다. 마치 원래 내 몸을 이루던 무엇처럼.

만화는 판타지다. 판타지 만화만이 범람하는 시대에 논픽션 판타지로서의 역사 만화는 그만큼 귀하다.

최재정 우리만화연대 이사



*<지금, 만화> 제1호~제5호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PDF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