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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만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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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미스터리로 독자들을 현혹하다

현혹

글 그림 홍작가 네이버웹툰

 

1935년 경성, 가난한 화가 윤 화백은 수십 년 동안 자신의 호텔 밖으로 나오지 않은 송정화 여사의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아들인다. 뜻밖에도 팔순 노인이어야 할 송 여사의 모습은 젊은 여인이었지만, 그에게는 이 사실을 함구하고 저택에

틀어박혀 초상화를 그리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러나 밤마다 들리는 수상한 소리, 입가에 피를 가득 묻힌 채 한밤의

복도를 헤매는 송 여사, 날마다 피로 물드는 초상화 등 호텔 안은 온전히 그림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투성이다. 심지어 전임

화가의 소지품 안에선 그림을 완성하면 살아 돌아갈 수 없다라는 메시지마저 발견된다. 결국 윤 화백은 이제까지의 초상화는

전부 가짜라며 진짜를 그리겠다는 명목하에 여사의 과거 이야기를 경청하기로 한다. 불온한 분위기를 피어 올리는 솜씨도,

작화도 발군. 이제 막 시작된 송 여사의 과거 이야기가 독자의 기대를 배반하는 뜻밖의 지점까지 나아갈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강상준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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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의 시간을 잇는 기묘한 서울 이야기를 만나다

경성이 서울을 만났을 때

채은유 그림 ZiV 다음웹툰

 

사후 70년 동안 구천을 떠돌며 저승사자와 술래잡기를 하던 소녀는 사자를 피해 경성으로 향한다. 151번 버스에 설치된

소녀상을 통해 서울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된 소녀는 친구 춘자와 언니를 찾기 위해 앞자리 고등학생 은호에게 도움을 청한다.

은호의 도움을 받은 소녀는 자신이 찾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은호와 소녀가 마주하게 될 장면들은 무엇일까?

서원주 철학과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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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가 되어 돌아왔다

좀비딸

글 그림 이윤창 네이버웹툰

 

그가 돌아왔다. 사랑해마잖는 이윤창 작가의 신작(이라기엔 시즌2에 접어들었지만)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흔해 빠진

좀비물은 거부한다. 기괴한 소리를 내며 피를 뚝뚝 흘리는 좀비의 시대는 한물갔다. 더는 새로울 것 없을 좀비물 시장에

윤창은 또다시 새로움을 던진다. 말하는 고양이 애용, 작지만 거대한 엄마(할머니), 인간들 사이에 끼어 학교에 다니는 좀비까지.

<타임 인조선><오즈랜드>에서 펼쳤던 그만의 유머가, 죽지도 않고 좀비가 되어 또다시 돌아왔다. 눈물이 터질 것 같다가도

뻔한 아재 개그 뒤에 힘 빠진 피식웃음을 오조 오억 번 반복하다 보면 당신도 모르게 이윤창의 팬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한국형 좀비, 그 거대한 서막의 시작을 이 웹툰에서 시작해보자.

강정화 만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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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들의 불편함과 무력감 사이에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

글 그림 임나운

 

작품 속 공기들이 감성을 머금고 있는 작가 임나운의 신작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맞춘 11월에

공개되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은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외면하고, 마주하기도 했던 날들을

4편의 단편 만화에 담은 작품집. 2017<우리 이제>를 시작으로 <너의 그런 점이>, <산산죽죽> 등을 펴낸 임나운

작가는 독립출판 만화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보통의 일상을 남다른 감수성과 약간의 판타지에 녹여 향을 만든다.

상황의 생략과 편집이 주는 드라마도 독자들에게 그 재미를 더하기에 동시대에 살며 모르고 지나기엔 아까운 작품들이고

또 꾸준히 지켜보면 좋을 작가임이 분명하다. 임나운 작가의 작품들은 각종 독립 서적을 판매하는 온, 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성인수 인수니즘 코믹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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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낯설고 신선한 좀비 이야기라니!

닭은 의외로 위대하다

글 그림 미역의 효능 다음웹툰

 

<아 지갑 놓고 나왔다> 이후 오랜만에 발표한 미역의 효능 작가의 신작. 흰 여백과 흘러내린 붓선, 건조한 독백과 그로테스크한

이미지 그리고 여성 서사까지 작가 특유의 단단한 작품세계는 여전하다. 단 농촌을 배경으로 한 좀비물이라는 사실만 빼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이러한 장르의 도입이 의외라고만은 할 수 없다. 별안간 낯설고 섬뜩하게 다가오는 순간들을 이미

전작에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유머와 냉담함, 소박한 작화와 섬뜩한 장르가 뒤섞인 이 작품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자못 궁금해진다.

오혁진 만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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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들의 강력한 스파이크

네트를 넘어 V

글 그림 박현수 네이버웹툰

 

시작은 야구였다. 야구 경기를 보는 것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매번 지기만 하는 팀을 응원하는 것은 사춘기 소녀에게

가혹한 일이었다. 그렇게 연세대 농구부를 좋아하고, 농구대잔치에서 허동택 트리오의 귀신같은 플레이에 열광했다.

바뀐 프로농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기 전까지는. 그리고 그 빈자리를 치고 들어온 것이 배구다. 우연히 보게 된

한양대와 성균관대의 배구 중계에서 김상우 선수를 발견했고, 그렇게 나의 브이 리그 시대가 시작됐다. 당시 이미 스타

플레이어였던 김세진 선수도 멋있었지만 묵묵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김상우 선수에게 눈이 더 갔다. 스파이크와 블로킹이

터질 때의 짜릿함, 랠리가 이어질 때의 긴장감. 그때의 떨림을 다시 떠올리게 한 웹툰이 바로 <네트를 넘어 V>.

한국배구연맹의 브랜드 웹툰으로 프로배구 레전드들의 이야기를 담는데, 첫 번째 레전드는 당연히 배구 황제 김연경 선수.

날 때부터 천재였을 것 같은 김연경 선수는 중학생 시절 작은 키 때문에 공격수의 꿈을 포기해야 했지만 좌절하기는커녕

연습에 매달려 뛰어난 수비수로 활약했고, 그저 재미있어서 블로킹 훈련을 계속하는 와중에 큰 키로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저 재미있어서 블로킹 훈련을 계속했다는 게 참 김연경 선수답다. 올해 브이 리그 여자배구 경기는

연일 매진 행진에 중계 시청률도 대박의 기준으로 삼는 1%를 넘겼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은 지난해 대비 59%나 늘었다.

<네트를 넘어 V> 덕분에 나 역시 늘어난 관객 중의 한 명이 되어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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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에는 절대 기록되지 않았을 섬뜩한 탈피와 해충

밀웜

글 그림 쿼시 네이버웹툰

 

이걸 성장물이라고 말해도 될까. 바쁜

부모 때문에 생긴 애정의 결핍을 곤충과의 관계에서 충족하는 현세는 현실 감각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각 챕터 제목인 탈피’,

해충의 과정에 따라 자신의 폭력성을 인식하고 그 단맛에 중독되는 과정이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그림체와 함께 섬뜩하게 그려진다.

사탕 뺏는 장면만 봐도 오금이 저리는 독특한 공포 성장담.

위근우 <지금, 만화> 기획위원



*<지금, 만화> 제1호~제5호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PDF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